'상상 속 용궁'이라더니...'조선팝 어게인' 일본성 원본 찾았다

입력
2021.02.19 16:57

KBS 퓨전 국악 프로그램 ‘조선팝 어게인’의 무대 배경에 사용된 이미지가 일본식 성과 유사하다는 비판에 대한 제작진의 해명이 거짓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선팝 어게인' 제작진은 상상 속 용궁을 표현하려 했을 뿐 일본성을 의도적으로 복제하지는 않았다고 했으나 해당 이미지의 원본으로 추정되는 일본 성 이미지가 발견된 것이다.

KBS는 지난 11일 2TV를 통해 설 특집으로 방영한 '조선팝 어게인'에서 무대 배경으로 일본 전통의 건축 양식인 '천수각'을 연상케 하는 이미지가 사용돼 왜색 논란이 불거지자 18일 즉각 해명에 나섰다. 제작진은 “존재하지 않는 ‘용궁’이라는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여러 레퍼런스와 애니메이션 등을 참고해 시청자분들이 보시기에 적합한 품질을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면서 “이런 과정을 거쳐 제작된 용궁 이미지는 상상 속의 용궁을 표현한 이미지일 뿐 일본성을 의도적으로 카피(복제)하지는 않았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해명과 달리 온라인상에서는 '조선팝 어게인'이 무대 배경으로 사용한 이미지와 유사한 상용 이미지가 발견되면서 제작진이 이 이미지를 참고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이미지는 러시아 출신 일러스트레이터가 제작한 것으로 벚꽃 배경이 제거되고 두 건물 간격만 좁혀졌을 뿐 건물의 세부 모양과 구도 등이 '조선팝 어게인'의 배경과 흡사하다. 일정 비용을 지불한 뒤 이미지를 상업적 목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이 플랫폼에는 해당 이미지가 '일본성' '일본 사원' 등의 키워드로 등록돼 있다.

‘조선팝 어게인’은 국악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목한 음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어서 논란의 파장은 컸다. 게다가 같은 날 방송된 KBS 1TV ‘국악동요 부르기 한마당’에서도 무대 배경에 유사한 일본성 이미지가 쓰이며 논란은 더욱 확산했다. 논란이 커지자 19일 현재 KBS는 유튜브와 네이버TV 등에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한 상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도 이와 관련한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방심위에 따르면 11일 방송된 '조선팝 어게인' '국악동요 부르기 한마당'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을 위반했는지 심의해달라는 민원이 제기됐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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