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밖 비상금’이라 불리는 순대외금융자산이 3년 만에 감소했다. 국내 거주자의 해외 투자 증가로 대외금융자산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동시에 국내 증시 호황으로 외국인 투자도 크게 늘어난 결과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0년 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국의 순대외금융자산은 4,414억달러로 전년 대비 595억달러 감소했다. 2018년 4,362억원을 돌파한 순대외금융자산은 2019년 사상 처음으로 5,000억달러를 돌파했으나 지난해 말 다시 4,000억달러대로 돌아왔다.
순대외금융자산은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의 국내투자(대외금융부채) 잔액을 뺀 수치다. 순대외금융자산이 플러스일 경우, 한국이 해외에 줘야 할 돈(부채)보다 받을 돈(자산)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2014년부터 금융부채보다 금융자산이 많은 상태가 됐다.
지난해 순대외금융자산의 감소는 국내 거주자의 해외 투자보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더 많이 늘어난 결과다. 지난해 대외금융자산은 전년 말 대비 2,363억달러 늘어 사상 최대치인 1조9,361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서학개미 운동’ 등 해외 주식 투자 열풍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에 지난해 말 대외금융부채 또한 1조4,946억달러로 전년 말 대비 2,958억달러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국 코스피(KOSPI) 지수는 30.8% 상승했고, 꿈의 지수인 ‘3000’대에 안착하면서 외국인의 국내 투자잔액이 불어난 영향이다.
한은 관계자는 "대외금융자산과 대외금융부채 모두 사상 최대치인데 순대외금융자산은 감소했다"며 "국내 주가와 원화가치 상승 등 가격요인이 크게 작용하면서 대외금융부채가 더 많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