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이 대형 모델에 대한 관심, 그리고 SUV 및 크로스오버 모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그럴까? 예전부터 그 입지가 그리 넉넉하지 못했던 컴팩트 해치백 시장은 계속 작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국내 소비자를 기다리고 있는 두 대의 컴팩트 해치백이 존재한다. 바로 토요타 프리우스 디비전의 막내, ‘토요타 프리우스 C’와 유럽에서 온 No.1 유러피언 소형 해치백, ‘르노 클리오’가 그 주인공이다.
과연 토요타 프리우스 C와 르노 클리오는 어떤 매력과 특징, 그리고 차이가 있을까?
일본에서 온 존재 vs 유럽에서 온 존재
토요타 프리우스 C와 르노 클리오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본 고장’의 차이에 있다. 실제 토요타 프리우스 C는 일본에서 온 존재이며, 르노 클리오는 유럽에서 온 존재라는 점이다. 대신 체격과 구성 등에 있어서는 전형적인 컴팩트 해치백의 이미지를 제시한다.
토요타 프리우스 C의 전장은 4,050mm에 불과하며 전폭과 전고가 각각 1,695mm와 1,445mm에 불과하다. 여기에 휠베이스 역시 2,550mm로 그리 긴 편이 아니다. 배터리와 모터를 어떻게 배치할지가 의문이 들 정도다. 참고로 공차중량은 1,150kg로 하이브리드라는 특성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가벼운 편이다.
프리우스 C는 짧은 전장과 좁은 전폭 그리고 낮은 전고는 마치 웅크리고 있는 것 같다. 차체 컬러와 대비되는 검은색 에어 인테이크와 날렵한 헤드라이트, 그리고 전면 범퍼에 적용된 날렵한 실루엣의 안개등 및 관련 가니시를 통해 세련된 감성을 연출한다.
측면 역시 깔끔한 모습이며, 네 바퀴는 주행 성능 보다는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휠 타이어가 마련된다. 덧붙여 입체적으로 구성된 프리우스 C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클리어 커버를 적용하여 토요타 하이브리드 및 프리우스 차량들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르노 클리오는 1990년 유럽 시장에 데뷔한 이후로 유럽과 글로벌 시장에서 수 많은 사랑을 받은 소형 해치백으로서 국내 시장에는 4세대 모델부터 판매를 시작한 차량이다. 4,062mm의 짧은 전장과 각각 1,732mm와 1,448mm의 전폭과 전고로 이어지는 컴팩트한 작은 차체는 합리성, 그리고 즐거움을 예고한다.
클리오의 디자인은 말 그대로 매력적이고 감각적이다. 유럽 시장을 홀렸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차체에는 르노 고유의 감성과 세련된 해치백의 스타일링이 고스란히 자리한다. 특히 차량을 과장되지 않도록, 담담하고 깔끔하게 연출한 부분은 르노와 클리오, 그리고 프렌치 디자인의 고유한 감성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날렵하게 그려진 프론트 그릴과 그 중앙에 자리한 르노의 로장쥬, 그리고 프론트 그릴과 함께 어우러지는 날렵한 실루엣의 헤드라이트는 르노의 패밀리 룩을 명확하게 드러내 시각적인 만족감을 한층 끌어 올리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참고로 사양에 따라 투-톤 디자인이 적용된 17인치 알로이 휠 혹은 독특한 하이라이트 컬러 등이 곳곳에 더해져 그 매력을 높인다.
기능적인 공간과 감각적인 공간
토요타 프리우스 C와 르노 클리오의 태생이 다르기 때문일까?
외형에서 제시되는 컴팩트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링을 유사하지만 실내 공간은 완전히 다른 지향점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특히 토요타 프리우스 C가 직접적인 기능의 편의성에 집중하고 르노 클리오가 단조롭지만 제법 스포티한 느낌을 누릴 수 있도록 다듬은 점은 꽤나 인상적인 차이라 할 수 있다.
프리우스 C의 경우 프리우스와 같이 대시보드 상단에 디스플레이 기반의 계기판을 두고 4-스포크 스티아링 휠과 깔끔하게 다듬어진 센터페시아 등이 마련되어 있다. 단 번에 보더라도 플라스틱의 비중이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다만 디스플레이 패널이 따로 존재하지 않아 차량이 추구하는 방향성이 효율성, 실용성에 초점을 맞춰져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참고로 깔끔하게 정리된 오디오 컨트롤 패널이 하나의 유닛 형태로 적용되어 간결한 모습이고 그 아래 에어컨 컨트롤 패널을 두어 실내 공간에 대한 편의를 제안한다.
그에 반해 클리오는 제법 감각적이며 컴팩트 해치백의 매력을 뽐낸다. 비행기 날개 형대의 센터페시아를 중심으로 구성된 실내 공간을 적용해 르노의 감성을 살렸고, 스티어링 휠은 깔끔히 정리해 소형차에 어울리는 모습이다. 전체적으로 소형 SUV, QM3와 닮은 모습이지만 충분히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하다.
센터페시아에 자리한 디스플레이 패널과 컨트롤 패널은 QM3의 것을 떠올리게 된다. 디스플레이 패널는 해상도가 아주 우수산 편은 아니지만 직관적인 터치 인터페이스를 적용했고, 공조 컨트롤 패널의 경우에는 고급감은 다소 부족하지만 빠른 조작이 가능한 수동 방식을 선택해 차량의 성격에 부합되는 모습이다.
붉은 가죽과 패브릭 소재를 조합하여 우수한 홀딩력을 자랑하기에 탑승자의 만족감을 상당히 높였다.
이와 함께 도어 패널 안쪽에 자리한 ‘보스’ 엠블럼 역시 만족감에 힘을 더하는 모습이다. 이외에도 시트와 에어밴트 등에 붉은색 하이라이트 컬러를 더한 것이 눈길을 끈다. 이를 통해 시각적인 재미 및 매력을 한껏 높이는데 대시보드 부분에 약간의 디테일이 더해지면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두 차량 모두 적재 공간은 비좁은 것이 사실이다.
경쾌한 드라이빙의 즐거움 vs 하이브리드의 여유
토요타 프리우스 C와 르노 클리오가 큰 차이가 드러나는 건 파워트레인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실제 프리우스 C는 프리우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품고 있으며, 클리오는 유럽에서 온 차량답게 컴팩트한 디젤 엔진을 품고 있다.
먼저 프리우스 C의 보닛 아래에는 1.5L 가솔린 엔진과 효율성이 돋보이는 전기모터가 조합되어 자리한다. 최고 출력 72마력을 내는 1.5L 가솔린 엔진은 환산 출력 61마력의 전기모터와 조합되어 시스템 합산 101마력의 출력을 낸다.
여기에 토요타,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차량에 적용된 e-CVT를 더해 전륜으로 힘을 전해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주행을 제시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프리우스 C는 일상을 위한 주행 성능은 물론이고 복합 기준 18.6km/L에 이르는 우수한 효율성을 제시한다. 각각 19.4km/L와 17.7km/L에 이르는 뛰어난 도심 공인 연비와 고속 연비를 확보했다.
르노 클리오의 보닛 아래에는 컴팩트한 크기, 그리고 효율과 성능의 조화를 추구한 ‘1.5L dCi 디젤 엔진’이 자리한다.
르노의 컴팩트 차량들은 물론이고, 르노삼성의 차량에서도 몇 번 만날 수 있었던 이 엔진은 최고 90마력과 22.4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이러한 엔진에 합을 이루는 건 바로 EDC, 즉 6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다. 주행 성능보다는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변속기이며 전륜을 굴려 주행을 이어간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뛰어난 효율성은 르노 클리오에게 최고의 무기가 된다.
실제 르노 클리오는 복합 기준 17.7km/L의 공인 연비를 확보했으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16.8km/L와 18.9km/L에 이른다. 말 그대로 유럽에서 온 컴팩트 디젤 엔진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국내 시장에 조금 더 매력을 제시할 수 있는 고성능, 혹은 가솔린 사양이 도입 없이 90마력의 클리오만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증 등의 문제가 있다지만 소비자들이 가장 큰 요구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가볍게 누릴 수 있는 프리우스 C의 즐거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인 성능이 우수하진 않은 프리우스 C의 움직임은 말 그대로 평이하고 실용적이다.
다행히 차량의 무게가 무거운 편이 아니라 발진 및 저속 추월 가속 등의 상황에서의 가벼운 질감은 있어 도심 속에서 편하게 다니기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제시하지만 ‘한계’가 드러나는 편이다. 실제 특정 속도가 지난 후에는 힘의 밀도, 존재감이 흐려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CVT의 한계라 여겨졌던 변속 속도나 기계적인 체결의 만족도 부분에서 만족감을 제시하는 e-CVT가 주행 가치를 높이는 모습이다. 그 누구라도 쉽게 프리우스 C를 다루고 또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은 무척 인상적이다.
대신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 군더더기 없고, 다루기 좋다는 매력이 돋보인다. 실제 차량의 전반적인 움직임도 그 누구라도 쉽게 다룰 수 있고, 승차감 등에 있어서도 전반적으로 균형감이 돋보이는 모습이다.
물론 차량의 특성 상 타이어의 너비도 좁고, 또 서스펜션의 한계가 분명 드러나는 건 사실이지만전체적인 주행에 있어 움직임과 승차감, 그리고 다룸의 편리함 등에 있어서 부족함 없는 ‘균형적인 움직임’을 통해 만족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긴장된 차체가 제시하는 스포티 드라이빙
차량이 작고 가벼운 편이지만 그렇다고 느린 차량은 결코 아닌 게 바로 클리오다. 실제 클리오는 1.5L dCi 디젤 엔진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즐거운 드라이빙, 그리고 기대 이상의 경쾌한 드라이빙을 제시하는 모습이다.
실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았을 때 폭발적인 성능은 아니지만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움직임, 그리고 가속 성능을 제시하고, 엔진의 회전 질감이나 사운드의 제시에 있어서도 제법 ‘스포티한 느낌’을 누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대신 고속 주행에서의 절대적인 성능의 부족함은 드러나는 게 사실이다.
엔진과 합을 이루는 6단 EDC 또한 스포티한 감성을 살리기 보다는 일상을 위한, 그리고 효율성을 고려한 셋업이라는 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라 절대적인 스포티한 해치백으로 표현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본적인 EDC의 질감도 있을 뿐 아니라 언제든 수동 변속기 가능한 만큼 충분히 즐거운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사실 클리오의 주행 즐거움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부분은 ‘하체의 셋업’에 있다. 실제 파워트레인에 비해 차량의 하체가 갖고 있는 견고함과 탄탄함이 도드라지는 편이라 기대 이상의 한계 영역에서도 제 몫을 다하는 움직임이 드러나고, 이를 통해 주행 가치 및 매력이 더욱 도드라지기 때문이다.
실제 주행을 하면 할 수록 클리오의 하체가 노면과 차체 사이를 확실히 받치며 더욱 탄탄하고 민첩함을 한껏 강조하며 드라이빙의 매력을 한층 강조할 뿐 아니라 일반적인 도로가 아닌 트랙 주행에서도 충분히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매력적인 두 차량의 효율성
토요타 프리우스 C와 르노 클리오 모두 효율성의 큰 강점이 있는 차량이다. 실제 두 차량 모두 자유로 주행을 통해 확인된 연비가 상당히 뛰어나 이목을 집중시키는 모습이다.
먼저 토요타 프리우스 C의 경우에는 총 50.5km의 거리를 달리며 28.9km/L라는 압도적인 효율성을 제시했다. 생각보다 전기 모터의 개입이 잦았던 만큼 가솔린 소모를 최소로 줄이고, 효율성을 극대화시킨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이어서 클리오는 컴팩트한 차체, 디젤 엔진의 존재감을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실제 50.2km의 거리를 달리는 동안 클리오는 23.7km/L의 효율성을 제시해, 프리우스 C 만큼은 아니지만 컴팩트 디젤의 가치와 매력을 효과적으로 선보이는 모습이다. 참고로 이러한 수치는 르노삼성의 또 다른 컴팩트 디젤 사양 대비 아쉽게 느껴지지만 충분히 강렬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끝으로 토요타 프리우스 C는 단일 사양으로 판매된다. 가격은 2,490만원으로 책정되었다. 반면 르노 클리오는 기본 사양인 젠을 시작으로 아이코닉, 인텐스, 인텐스 파노라믹으로 이어지며 판매 가격은 1,954만원부터 2,298만원에 이른다.
두 차량은 서로 가격적으로는 비슷하면서도 ‘엔진 구성’의 차이를 반영한 모습이다. 그러나 클리오의 경우 세대 교체가 이미 유럽에서 진행된 만큼 소비자에게 하나의 부담을 더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