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기술 주권 확보 차원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뛰어들 가능성을 내비쳤다.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 개발 과정에서 후보항체를 확보해 변이 바이러스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서 회장은 18일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어 "항체를 만들 수 있으면 항원도 이미 만들 수 있다는 얘기"라며 "변이 확산 상황에서 2가, 3가 추가 백신이 나와야 하는데 안 나온다면 백신 개발까지 들어가야 하는 것을 고민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 개발 과정에서 항원을 만드는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신은 바이러스 항원을 인체에 주입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방식이라 이미 가지고 있는 기술을 활용해 백신 개발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기업들의 국산 백신 개발이 지연되거나 해외 백신 확보 현황 등을 지켜보고 공급이 부족해지면 개발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서 회장은 "경제성이 있는 사업은 아니라 당장 결정한 것은 없다"면서 "국가 기술 자립을 위해 필요하다면 영리성을 안 따지고 긴급하게 개발할 준비는 돼 있다"고 밝혔다.
렉키로나주가 남아프리카공화국발(發) 변이에 효과가 거의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확보해둔 새로운 후보항체를 이용해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서 회장은 "새로운 변이가 발생하더라도 그에 맞는 항체를 찾아 단기간에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는 중화항체 플랫폼을 갖췄다"며 "이 중 32번 후보항체를 활용해 치료제를 개발해 6개월 내로 임상 2상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 개발 초기 단계부터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38개의 중화항체를 확보했다. 이 중 32번 후보항체가 영국과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를 모두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능력이 나타나 이 항체를 토대로 새로운 변이 치료제를 개발하겠다는 설명이다. 임상은 다음달 동물실험을 거쳐 남아공에서 단독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전날부터 의료기관에 공급을 시작한 렉키로나주는 생산해놓은 10만명 분 외에 다음달까지 40만명 분을 추가 생산한다. 연간 최대 생산량은 320만명 분이다. 셀트리온은 수요에 맞춰 150만~320만명 분을 탄력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