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문 정부 '대일정책 오락가락' 평가에 동의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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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8 16:16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문재인 정부는 한일 관계에 대해 일관된 기조를 유지해왔다”며 대일정책에 일관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반박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장관과 공식 대화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서는 “곧 통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정부가 일본에 대한 입장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하고 오락가락 한다’는 박진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 “문재인 정부의 대일정책이 오락가락했다는 평가에는 동의를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일본에 대한 우리 입장은 과거사 문제는 과거사 문제대로 대화를 통해 해결하고, 미래지향적 협력 분야는 계속 협의해 나가자는 ‘투트랙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외무장관과 통화 일정에 대해선 “계속 조율하고 있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 모테기 장관과 통화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지난 9일 취임한 정 장관은 12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첫 통화를 시작으로 같은 날 러시아, 15일 아랍에미리트(UAE), 16일 중국, 17일 캐나다 외교장관과 연이어 통화했다. 그러나 한반도 주변 주요국 가운데 일본과만 외교장관 통화 일정이 잡히지 않아, 냉랭하게 얼어붙은 양국 관계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 장관은 일본 정치권 내 '한국을 돕지도 말고, 가르치지도 말고, 관여하지도 말자'는 ‘비한(非韓) 3원칙’이 제기된다는 박 의원 질의에 "직접 듣지 못했지만 그런 의견이 있다면 상당히 유감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일관계가 풀리지 않으면 한미관계도 정상화될 수 없다’는 주장에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어 “한미일 3각 공조를 해나가고, 양국이 필요하다면 한일 문제는 미국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미국의 중재 가능성을 열어뒀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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