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곽재구 '꽃으로 엮은 방패' 외

입력
2021.02.1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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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꽃으로 엮은 방패

곽재구 지음. 1981년 등단한 뒤 인간 본래의 사랑과 그리움을 노래해온 곽재구 시인이 등단 40주년을 맞이해 펴내는 시집. 곽재구 시인은 한국 서정 시단을 대표하는 중견 시인으로 손꼽힌다. 이번 시집에서도 시인은 예와 다름없이 맑고 고운 서정의 세계를 펼쳐낸다. 71편의 시를 4부로 나눠 실었으며 해설 대신 시인의 산문을 덧붙인 것이 이번 시집의 특색이다. 40년의 시적 연륜과 시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긴 시인의 글은 색다른 읽을거리를 선사한다. 창비·220쪽·9,000원



◇지금부터의 내일

하라 료 지음. 문승준 옮김. 한 번의 투고로 작가 데뷔를 이룬 하라 료의 신작 장편소설.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일본 땅에서 하드보일드를 꽃피운 작가의 여정은 일본 하드보일드의 역사이자 전설로 추앙받는다. 이번 신작 역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으며, 미스터리 랭킹을 연거푸 석권했다. 평단의 갈채까지 받아 정통파의 힘을 당당하게 증명한 이 책은 시리즈 연장선에 있는 작품이지만, 한 권의 완결된 작품으로서 접해도 손색이 없다. 비채·424쪽·1만4,500원



◇보이지 않는 잉크

토니 모리슨 지음. 이다희 옮김. 마흔 살에 소설가로 데뷔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최초의 흑인 여성 작가 토니 모리슨의 국내 첫 산문집. 88세를 일기로 2019년에 타계한 그가 살면서 남긴 에세이, 연설, 강연 등을 한 권에 담았다. 소설가로서의 토니 모리슨 뿐 아니라 40년 넘게 사회, 문화, 예술에 대한 생각을 펼치는 토니 모리슨을 담아냈다. 작가가 흑인 여성인 자신을 존중하게 되기까지 치열하게 쏟아낸 질문들에 올바른 답을 찾기까지 그녀의 지적 여정은 그 자체로 소중하다. 바다출판사·512쪽·1만8,500원



◇겨울이 지나간 자리에 햇살이

김형영 지음. 올해로 시력 55년을 맞은 김형영 시인의 시선집이 출간됐다. 출간일인 2월 15일은 시인이 숙환으로 영면에 든 날이기도 하다. 시집에는 투병 당시 시인이 직접 선정한 시 213편과 함께, 오래 교류한 김병익 문학평론가의 해설과 작가의 평생 이력이 담긴 연보가 담겨있다. 지나치기 쉬운 소박하고 아름다운 사태들을 적은 언어로 형상화한 아름다운 시인 김형영의 평생을 한 권에 담아냈다. 문학과지성사·336쪽·2만원



◇떠나지 못하는 여자

이스마일 카다레 지음. 백선희 옮김.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매번 거론되는 알바니아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의 장편소설. 공산독재가 한창인 1980년대 알바니아를 배경으로 어느 여자의 자살에 얽힌 수수께끼와 당의 기준을 충족할 작품 창작으로 고뇌하는 극작가의 모습을 그린다. 작가는 1963년 첫 장편소설 ‘죽은 군대의 장군’으로 세계적인 작가로 입지를 굳히고, 일생에 걸쳐 알바니아를 장악하고 있는 독재정치와 그 체제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삶을 고찰했다. 문학동네·252쪽·1만3,800원



◇우리의 사람들

박솔뫼 지음. 2009년 등단한 이후 김승옥문학상, 문지문학상 등 각종 문학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은 박솔뫼 작가의 네번째 소설집. 이번 소설집에 담긴 여덟 편의 단편소설은 독특한 언어와 예상을 뛰어넘는 흐름으로 소설적 재미를 선보인다. 이번 소설집의 화자들은 실제로 선택하지 않았지만 어쩌면 가능했을 수도 있는 다른 삶을 상상하는 일을 반복한다. 각각의 작품들은 독자들에게 낯선 감각을 선사하면서 그 너머에 있는 희망을 전한다. 박솔뫼 작가 특유의 문체는 ‘낯섦’도 잠시, 고유의 유머와 사랑스러움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창비·264쪽·1만4,000원



◇그날, 그곳에서

이경희 지음.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하는 가정법인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을 모티브로 창작한 SF 장편소설. 엄마 대신 목숨을 구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2045년 해미. 사람을 구하는 직업을 택했지만,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는 생명을 마주할 때마다 상처 입으며 살아가는 해미에게 2025년의 엄마를 살릴 기회가 주어진다. 해미는 2025년의 그곳으로 돌아가 엄마를 살리고 엉망으로 뒤틀린 인생을 구할 수 있을까. 안전가옥·424쪽·1만3,000원



어린이


◇에볼루션 익스프레스

조진호 글·그림. 진화론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한 권의 그림책. 조진호의 과학 여행 ‘익스프레스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 ‘에볼루션 익스프레스’가 출간됐다. ‘모든 생물은 어디로부터 왔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의 답을 구하기 위해 다윈의 진화론, 멘델의 유전학을 거쳐 최신 과학자들의 담론도 담아냈다. 진화론만큼 혁신적인 동시에 오해가 난무한 주제도 드물고, 국내 저자가 쓴 진화 관련 저서가 턱없이 적은 상황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화론을 다룬 그림책은 단비와도 같다. 위즈덤하우스·308쪽·2만2,000원



◇사자가 아기를 만났어

김새별 그림. 용맹스런 사자와 귀여운 아기의 조합이 선보이는 색다른 재미. 사자와 아기가 뛰어노는 공간은 보들보들한 풀밭으로, 책의 첫 장면부터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기까지 색열필로 한 올 한 올 심은 풀들이 펼쳐져 있다. 두 존재는 서로 밀고 당기기를 통해 보는 독자로 하여금 웃음을 짓게 한다. 책에서 묘사되는 아기의 움직임은 유아기의 특징이 잘 반영돼있어 아이들과 함께 책장을 넘기면서 책 놀이를 할 수 있게 한다. 사계절출판사·40쪽·1만2,000원



◇우리 집은

조원희 그림. 작은 트럭에 짐을 싣고 이사 온 한 가족. 예전 집보다 훨씬 넓은 새 집에 아이는 행복하다. 우리 집에 놀러 오라고 친구를 초대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거긴 임대아파트야. 임대가 뭐가 좋아!”라는 한 마디. 저마다 다른 집에 살지만 ‘다름’이 ‘차별’이 되는 세상에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 민영과 임대, 단지와 단지 사이에 담장을 쳐 아이들을 갈라놓는 어리석은 세상을 만든 장본인은 바로 어리석은 어른들이다. 이야기꽃·48쪽·1만4,500원



◇야옹이야, 나야?

허은미 글. 전진경 그림. 악동 무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어린 길고양이를 소녀 ‘완두콩’과 단짝 친구 ‘쫑이’가 구해 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이들은 고양이를 보살피려 하지만 부모님은 쉽사리 허락하지 않는다. 도움이 필요한 어린 길고양이를 향한 아이들의 선한 마음은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힘없는 존재를 향한 사랑이 결실을 맺어 길고양이가 한 식구가 되기까지 감동적인 실화를 담았다. 풀빛·48쪽·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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