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대관식'은 이뤄질까. 킬리안 음바페(23·파리생제르맹)와 에링 홀란드(20·도르트문트)가 이틀 사이 5골을 터뜨리자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가 술렁이고 있다. 이들의 활약은 축구계의 ‘양대 산맥’으로 장기 집권한 리오넬 메시(34·FC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유벤투스)의 부진과 맞물리며 더욱 부각되고 있다.
도르트문트(독일)는 18일(한국시간) 스페인 세비야 에스타디오 라몬 산체스 피스후안에서 열린 2020~21시즌 UCL 16강 1차전 세비야(스페인)와의 경기에서 홀란드의 멀티골을 앞세워 3-2 역전승을 거뒀다. 도르트문트는 전반 7분 세비야 수소(28)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곧 홀란드의 시간이 시작됐다. 전반 19분 홀란드의 패스를 마흐무드 다후드(25)가 마무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전반 27분과 43분에는 홀란드가 직접 역전골과 쐐기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압도했다.
이날 득점으로 홀란드는 이번 시즌 UCL 득점 랭킹 1위(8골)에 올라섰다. 각종 UCL 기록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시즌 최단 기간 최다골 기록(7경기 10골)을 세웠던 홀란드는 UCL에서 총 18골을 넣어 음바페가 세운 ‘21세 생일 전 최다골 기록(19골)'을 위협하고 있다. 홀란드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어제 음바페의 해트트릭이 동기부여가 됐다. 그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날 음바페의 활약도 대단했다. UCL 16강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메시의 FC바로셀로나를 4-1로 침몰시켰다. '신구 황제'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으나 일방적인 결과였다. 종횡무진 활약한 음바페와 달리 메시는 페널티킥 1골에 그쳤다. 음바페는 안드리 셰브첸코(44·은퇴) 이후 처음으로 캄프 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원정 선수로 이름을 남겼고, UCL 통산 41경기 24골을 쌓았다.
호날두도 메시와 마찬가지로 UCL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호날두는 18일 UCL 16강 1차전 FC포르투(포르투갈) 원정에 선발로 나가 풀타임을 뛰었지만 슈팅 1개를 기록하는 데 그치며 1-2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신구 골잡이의 명암이 갈리면서 축구 황제의 세대 교체가 본격화됐다는 평이 줄을 잇고 있다. 스페인 언론 마르카는 ‘왕좌의 상속인: 음바페 또는 홀란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음바페와 홀란드 모두 메시와 호날두의 왕관을 차지할 준비가 됐다”고 평가했다. 축구전문매체 풋볼크리틱은 “음바페가 자신이 왕좌의 적자임을 입증한지 하루 만에 홀란드가 자신의 놀라운 재능을 상기시켰다”고 적었다.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UCL에서 음바페와 홀란드가 낸 득점은 총 28골로, 메시와 호날두의 15골을 크게 웃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