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봄 배구 자리다툼에 나선 우리카드와 KB손해보험이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결과는 우리카드가 탄탄한 블로킹 벽을 앞세워 KB에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다.
우리카드는 1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25-17 22-25 19-25 26-24 15-10)로 이겼다.
3연승을 달린 우리카드는 승점 2를 보태며 승점 50(17승 12패)으로 OK금융그룹(17승12패 승점 48)을 끌어내리고 3위로 올라섰다. KB손해보험은 패했지만 승점 1을 챙기며 아슬아슬한 2위(승점 51) 자리를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승부처는 우리카드가 세트 스코어 1-2로 뒤진 4세트 후반이었다. 우리카드는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23-24로 패하는 듯했다. 하지만 나경복의 퀵 오픈으로 24-24 듀스를 만들었고, 하현용이 상대 케이타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막아내며 25-24로 뒤집었다. 이어 상대 리시브가 흔들린 것을 나경복이 다이렉트 킬로 꽂아 넣으며 경기를 풀세트로 끌고 갔다.
알렉스가 29득점에 공격성공률 47.1%로 공격을 이끌었고 나경복(23득점ㆍ60.6%), 한성정(11득점ㆍ45.6%)도 힘을 보탰다.
그러나 더 빛난 것은 센터진이었다. 하현용이 블로킹 7득점(유효 블로킹 2) 포함해 11점을 보탰고 최석기(4득점)와 장준호(1득점) 등 팀 블로킹 득점만 14점이나 됐다. 반면 KB손해보험은 블로킹 득점이 케이타가 올린 단 1점뿐이었다. 박진우가 블로킹득점 없이 공격 2점을, 김재휘는 아예 무득점에 그치는 등 센터에서의 존재감이 보이지 않았다.
KB손해보험은 케이타의 성공적인 복귀전에 만족해야 했다. 허벅지 부상으로 3경기에 결장했던 케이타는 복귀전인 이날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45득점에 공격 성공률 51.2%를 찍었다. 특히 ‘발 디그’와 ‘이동 스파이크’를 선보이는가 하면 슬라이딩 디그 후 바로 일어나 후위공격으로 득점으로 연결하는 등 ‘서커스 배구’를 다시 한번 선보였다.
이상열 KB감독은 “오늘은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았던 경기인데 조금 아쉽다”면서 “그래도 승점 1점을 따서 2위를 지킨 점을 위로로 삼겠다”라고 말했다. 경기 중반 교체됐던 황택의에 대해서는 “경기 중 어지럽다고 해서 교체했다”면서 “최익제가 들어와서 자기 역할을 해준 것도 오늘의 소득”이라고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