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경제 시대, 그 시작은 데이터로부터

입력
2021.02.1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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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무분별한 데이터를 수집해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일었던 AI(인공지능) 챗봇 '이루다' 사건은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경제 진입, 나아가 '메타 디지털'(디지털 위에 융합된 세계) 실현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데이터의 중요성에 관한 과제를 남겼다. 한편 코로나19가 지속되며 비대면 온라인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결국 데이터를 어떻게 안전하게 잘 활용할 수 있는가가 미래 국가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축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현재 글로벌 기업 가치 10위 안에는 애플, MS 등 데이터 기반의 빅테크 기업이 대부분 자리하고 있는데 최근 애플카 이슈처럼 전통적 산업 영역이 데이터 기반 ICT(정보통신기술) 플랫폼 산업으로 급속히 전환되며 산업 간 합종연횡도 가속화되는 실정이다. 이러한 시장의 변화에 맞춰 주요국들은 디지털 전환을 새로운 국가 발전의 기회로 삼기 위한 전략 마련에 부심이며 우리 역시 디지털 경제 활성화로 대한민국 대전환을 도모하기 위한 중대한 국면에 서 있다.

먼저 핵심 공공 데이터를 전면 개방하고, 우수 사례를 발굴하여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나왔던 '마스크 재고 알리미'나 최근의 '카드 포인트 통합 조회'의 경우 데이터 활용의 효용을 국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었던 좋은 사례다. 둘째, 민간 중심의 데이터 생태계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데이터 표준 등 호환에 관한 합의와 관련 생태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갈 전문 인력 양성도 시급한 과제다. 셋째, 지속 가능한 4차 산업혁명을 위한 노력이다. D.N.A.(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를 중심으로 핵심 기술의 R&D(연구·개발) 투자 확산과 함께 자칫 소홀할 수 있는 윤리 이슈와 사회적 갈등 또한 선제적으로 대처해야한다. 끝으로 데이터 중심의 업무 방식 전환 등 정부의 역할을 새롭게 전환해 데이터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예기치 않게 불어 닥친 코로나19로 어쩌면 우리는 세계 선도국과 새로운 출발선상에 다시 서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이에 지금껏 우리가 잘 다져온 ICT 경쟁력 토대로 경제의 회복과 포용을 이루고 새로운 도약에 나설 때이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이러한 격변의 시기를 맞아 연결과 확장의 의미를 가진 '메타 거버넌스'로서의 역할을 새로이 모색해 민관의 데이터 관련 이슈를 긴밀하게 논의하고 각종 규제 개선에 매진할 계획이다. 이와 발맞춰 기업들은 사람 중심의 혁신적인 서비스를 개발하고 성장을 거듭해간다면 디지털 경제 시대,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는 대한민국으로 우뚝 설 날이 머지않았음을 기대해 본다.



윤성로 대통령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