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동 하루도 안돼… 쌍용차, 부품 조달 차질로 또 3일간 멈춘다

입력
2021.02.16 18:33

쌍용자동차가 공장 가동을 재개한 지 하루 만에 또 다시 문을 닫는다.

쌍용차는 협력사의 납품 거부에 따른 생산부품조달 차질로 17∼19일 평택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16일 공시했다. 이날 재고 부품을 이용해 공장을 일부 가동했지만, 부품 납품을 거부하는 협력업체와 협의가 틀어지면서 다시 문을 닫게 됐다.

앞서 쌍용차는 부품 조달 차질로 이달 3∼5일과 8∼10일 평택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작년 말 기업회생 신청 직후에도 이틀간 생산을 중단했다. 이번 중단 예정일까지 포함하면 생산 중단일은 영업일 기준 총 11일로 늘어난다.

쌍용차 공장 가동 중단은 외국계 부품업계를 중심으로 한 일부 협력업체가 미지급분 결제와 현금 결제 요구와 함께 부품 납품을 거부하고 있어서다. 현재 외국계 기업인 플라스틱옴니엄(연료 탱크)과 로버트보쉬코리아(엔진 부품), 서한워너터보시스템즈(터보 차저), 가레트모션코리아(터보 차저)를 비롯해 엠에스오토텍(선루프), 모베이스 정기(키 세트), 신진화학(도어 핸들) 등이 부품 납품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임원까지 나서서 협력업체를 직접 방문, 납품 재개를 설득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지금 분위기에선 22일로 예정한 생산 재개도 장담할 순 없다.

쌍용차 관계자는 “회생하려면 정상적인 생산과 판매 활동이 이뤄져야만 하며 이는 모든 부품 협력사의 원활한 부품 공급이 이뤄져야만 가능한 일”이라며 “부품 공급을 재개해 생산 가동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쌍용차는 이날 오후 300여곳의 중소 협력사로 구성된 쌍용차 협력사 비상대책위원회와 회의를 열고 현재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 등을 공유했다. HAAH오토모티브와의 투자 계약이나 마힌드라의 동의 여부 등 법원에 ‘P플랜(사전회생계획)’ 신청을 하기 위해 선행돼야 할 절차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기업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이 보류된 이달 말까지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 사전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하고 P플랜에 돌입할 계획이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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