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정권을 잡아본 경험이 없는 충청에 미안한 마음입니다."
설 다음 날인 13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예고없이 충남 공주 산성시장을 찾아 사과했다. 충청은 선거 때마다 표심을 예측하기 어려운 곳. 이 대표가 충청 민심에 고개를 숙인 이유는 뭘까.
최근 충청에서 이 대표의 지지율은 제자리걸음이다. '충청 대망론'의 주인공인 윤석열 검찰총장 지지율이 내림세인 데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이후 여권의 충청 대표 주자가 없어 무주공산 격이지만, 이 대표 지지율은 유독 정체 중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충청 지역 대선주자 지지율은 △지난해 12월 1주차(이낙연 19% 이재명 11% 윤석열 10%) △올해 1월 2주차(이낙연 9% 이재명 26% 윤석열 7%) △2월 1주차(이낙연 9% 이재명 17% 윤석열 10%) 등의 추이를 보였다. 두달 사이에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충청지역 지지율은 11%→26% → 17%로 요동쳤다. 이 대표가 연초에 주장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론'의 반사효과로 깜짝 상승했다 다소 꺼진 것이다.
이 대표의 전국 지지율은 최근 대체로 회복세다.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부산·울산·경남에선 1월 2주차 대비 이달 1주차 조사에서 5%포인트를 회복했고, 이 대표 고향인 호남에선 같은 기간 8%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충청에선 지난해 12월 1주차 조사에서 19%, 1월 2주차 조사에서 9%로 내려 앉은 이후 이달 1주차 조사(9%)에서 답보 상태다.
충청을 바라보는 이 대표의 마음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당 대표 임기가 3주 밖에 남지 않은 데다, 충청 최대 현안인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문에 강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설 연휴 충청 깜짝 방문에서 충남 보령 출신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과의 개인적 인연을 연신 내세웠다. 그는 "입주 과외를 하던 대학 1학년 때 갈 곳이 없었는데, 당시 광화문에서 독서실을 하던 최 회장이 '원할 때까지 (독서실에)있어도 된다'고 했었다"며 "큰 은인이 보령 분"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측근은 16일 "충청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여론조사에서 '의견 유보'를 택하는 경우가 많아 여론을 신중히 기다려야 한다"면서도 "고민이 많다"고 했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