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전 민주노동자 대표는 별세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을 추모하며 "힘없는 사람들의 버팀목인 백 선생님께서 가셨으니 슬픔과 걱정이 태산같이 밀려온다"고 탄식했다.
권 전 대표는 16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백 선생님을 떠나보내는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그와 함께 강하게 떠오르는 것이 이제 길거리로 쫓겨나서 생존권 투쟁하고 있는 해고 노동자들은 누구에게 기댈 것인가 걱정이 앞선다"며 이렇게 말했다.
권 전 대표는 고인과 1988년 민주노조운동을 인연으로 오랜 시간 진보 진영에서 활동해왔다. 그는 "백 선생님이 폐렴으로 인한 투병중 정말 초인적인 힘으로 견뎌내면서 김용균 노동자 죽음 이후 청와대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개정 목소리를 내는 데 힘을 보태셨다"면서 "그것이 길거리에서 대중에게 모습을 보여준 마지막"이라고 회상했다.
권 전 대표는 그러면서 1950년대부터 농민·빈민·통일·민주화운동에 매진해 온 고인에 대해 "단순히 민주화 운동을 하신 높은 어른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예우가 아니다"면서 "혁명을 꿈꾸는 로맨티스트였다"고 말했다.
그는 "백 선생님은 자본주의의 지배로 소외되고 탄압받고 하는 민중들을 고통에서 해방시켜야 한다는 큰 사상을 갖고 있고 그것을 몸으로 거리에서 실천해온 분"이라며 "단순한 민주화운동가라고 하는 건 너무 폭 좁은 얘기"라고 강조했다.
백 전 대표는 생전 고인이 언급한 '노나메기 세상'을 들며 "너도 일하고 나도 일하고, 일해서 너도 잘 살고 나도 잘 살고, 잘 살되 너만 잘 살고 나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잘 사는 평등세상, 대동세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 백 선생님의 생각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 생각을 일깨워 정말로 노동자, 농민들이 평등하게 사는 세상이 되길 갈망하고, 그것이 백 선생님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 백 소장은 지난해 1월부터 폐렴 증상으로 입원 치료를 받아왔으며, 15일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