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금동신발 보물된다… "원형 모습 갖춘 완벽한 형태"

입력
2021.02.16 11:04
고대 신발 유물로는 처음


백제시대 금동신발 2건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된다. 삼국시대 신발 유물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16일 문화재청은 전북 고창 봉덕리 1호분과 전남 나주 정촌고분에서 출토된 백제 시대 금동신발 2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금동신발은 고구려, 백제, 신라 등 삼국시대 유적에서만 발견되는 우리나라 고유의 고대 금속공예품 중 하나다.

고창 봉덕리 1호분에서 출토된 금동신발은 장례 때 의례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1,500여 년 전 한국 고대인의 상장례 문화를 잘 보여준다. 현재까지 삼국시대 고분에서 출토된 19점의 금동신발 가운데 가장 완벽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물고기 알 문양 등 삼국시대 초기 문양이 들어간 게 특징이다. 백제의 중앙 권력자가 제작해 왕의 힘을 과시하고 지방 수장의 위시를 세워주기 위해 지방 유력 지배층에 내려준 위세품으로 추정된다.


나주 정촌고분 출토 금동신발은 5~6세기 백제 금속공예 기술을 알려주는 중요한 유물이다. 육각문, 용문 등 사후영생을 기원한 고대인들의 세계관을 반영하는 듯한 다양한 문양이 정교하게 들어가 있어 조형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발등 부분에 부착된 용머리 장식은 현존하는 삼국시대 금동신발 중 유일한 사례로 주목 받았다.


보물로 지정될 금동신발 2건은 국내 최초 원형 그대로 발굴된 유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화재청은 “백제 5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둘 다 각각 한 쌍으로 출토됐다”며 “삼국 시대 고분 출토 금동신발 중 가장 완전한 형태로 발견된 보기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같은 시기 중국이나 고구려, 신라의 미술품과 비교해 문양의 기원과 변천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 지금까지 알려진 삼국 시대 금동신발과 비교해 백제 공예문화의 독자성을 밝힐 수 있었다는 점 등도 해당 유물들이 높은 가치를 인정받은 이유 중 하나다.

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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