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섭 감독은 왜 '주장 기성용'을 택했나

입력
2021.02.17 07:00
19면

편집자주

2021 시즌 준비를 위해 국내에서 구슬땀 흘리는 K리그 구성원들의 다짐과 목표, 그리고 팬들을 향한 목소리를 전합니다.


박진섭(45) FC서울 감독이 부임 첫 해 기성용(32)을 주장으로 선임했다. 팀 내 젊은 선수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줄 만한 선수라는 생각과 함께, 여전히 위력적인 기량을 안정감 있게 보여줄 수 있을 거란 판단에서다.

서울의 전지훈련지인 제주 서귀포축구공원에서 15일 만난 박진섭 감독은 “기성용은 데이터나 기록을 봐도 몸 상태가 100%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난다”며 “(동계훈련 기간 중)연습경기를 많이 하는데, 부상만 조심한다면 개막전부터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올해 서울에서 첫 시즌을 치르는 박 감독에 대한 선수단 내 신뢰는 크다. 강압적이지 않되, 확실한 철학으로 지도하는 박 감독 체제 속에서 많은 선수들은 시즌 목표에 대해 “우승”을 얘기하곤 한다.

선수단 중심엔 기성용이 있다. 10년 이상의 유럽 무대 경험을 가진 데다 오랜 시간 국가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기성용은 선수단 내 정신적 지주 역할도 하게 된다. 박 감독은 “기성용이나 박주영 등 고참 선수가 솔선수범하면서 어린 후배들이 잘 따르는 모습은 고무적”이라며 “서울에서 성장이 필요한 젊은 선수들이 많은데, 많은 경험을 토대로 이들을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 얘기처럼 기성용의 컨디션은 좋다. 특히 지난해 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명단에서 빠져 재활과 컨디션 회복에 전념했다. 다행히도 그는 동계 전지훈련을 앞두고 건강한 모습으로 박 감독 앞에 나타났고, 이번 시즌 주장 완장을 차고 서울의 ‘명가 재건’을 이끌 준비를 마쳤다.

박 감독은 “밸런스를 갖춘 축구를 하려 한다”며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은 강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북 울산과 전력 격차를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5~10년 후에 더 강한 팀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귀포=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