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선별지원’으로 정리한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피해업종 지급 대상과 규모를 확대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앞선 3차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빠졌던 노점상 등이 포함되고 소상공인 기준이 되는 연 매출액도 기존 4억원보다 높아질 공산이 크다. 3차 지원금 당시 최대 300만원이었던 지원 규모도 늘리는 방안이 거론된다.
15일 정부에 따르면 당정은 이르면 이번 주 정부가 마련한 초안을 바탕으로 4차 재난지원금 규모와 지원 대상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날 열린 고위당정에서 정부는 3차 재난지원금과 유사한 10조원 안팎을 제시했고, 여당은 "선별지원이라고 하더라도 두터운 지원이 필요한 만큼 15조원 가량 예산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노점상이나 플랫폼노동자, 신규 상인 등 제도의 망에 편입되지 않은 사각지대를 얼마나 최소화할지, 숙제를 정부에 드렸다”면서 “그게(사각지대 규모) 나와야 구체적 지원 규모가 나온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과감하게, 충분한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하고, 이 대표도 ‘두터운 지급’을 강조한 만큼 3차 지원금과 비교해 지원 대상은 넓어지고 개별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규모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기존 2차, 3차 지원금 지급 대상자를 기준으로 하되 더 많은 분들에게 지원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히고, 3차 지원금 기준 최대 300만원이었던 지원 규모도 늘리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추경 규모를 좌우할 큰 변수는 집합금지, 제한업종에 해당하지 않는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얼마나 늘릴지 여부다.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100만원 지원 대상이었던 일반업종 소상공인은 총 175만2,000명으로 전체 지원 대상(280만명)의 62.6%를 차지했다. 이번에는 기존 지원 대상이 아니었던 매출 4억원 이상 자영업자나 노점상, 신규 창업 자영업자 등으로 지원 대상도 확대될 전망이다.
기존 집합 금지·제한 업종 지원금은 100만원씩 늘릴 때마다 약 1조원의 예산이 더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원 대상이 많은 기존 일반업종 소상공인의 지원금을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늘리려면 1조7,500만원이 더 든다. 여기다 기존 지원 대상이 아니었던 자영업자를 100만명 더 발굴해 똑같이 200만원씩 지원하려면 2조원이 더 필요하다.
만약 기존 집합금지업종에 500만원, 집합제한업종에 400만원씩 지원하고, 일반업종 지원 대상은 100만명 늘려 200만원씩 지원한다고 가정하면 여기에 필요한 예산 규모만 약 10조원이다. 3차 재난지원금 당시 '소상공인 버팀목 자금' 규모(4조1,000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당정은 소상공인들이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추가 지원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현재 정부가 하루 최대 6만6,000원씩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은 고용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영세 자영업자들은 혜택을 받기 힘들다. 만약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도 고용 유지를 전제로 이와 유사한 수준의 지원을 한다면 고정비에 보탬이 될 수 있다.
당정이 '방역 상황'을 고려해 선별지원으로 의견을 모았으나, 추경 논의 과정에서 보편 지원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3월 중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00명대로 떨어지는 등 방역 상황이 개선되면 보편 지원도 병행할 수 있다는 민주당의 입장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신속 지원을 위해 맞춤형 피해 지원부터 논의하고, 내수진작용 재난지원금 지급은 코로나 진정 상황을 보면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