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도, 질책도 없이… 황희에 임명장 준 문 대통령

입력
2021.02.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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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 분야를 정상화를"
'역경에 굴하지 않는 힘' 꽃말 캐모마일 선물 
정의용엔 "새삼 당부도 필요 없다" 신뢰
권칠승엔 "합리적 손실보상법을" 숙제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정의용 외교부ㆍ황희 문화체육관광부ㆍ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줬다. 황희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전문성과 도덕성 모두가 도마에 올랐다. 현 정부에서 야당 동의 없이 임명된 29번째 고위 인사였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황 장관 임명에 반대하는 민심에 양해를 구하거나 황 장관에 주의를 주지 않은 채 업무 얘기만 했다.



①황희에겐 업무 지시… "업계 회복 우선"

문 대통령은 황 장관에게 "코로나19로 인해 너무 큰 타격을 입은 문화ㆍ체육ㆍ관광 분야를 정상화하고 회복시키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문화 산업이 미래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각별한 관심을 가져 달라"고도 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체육계 인권 침해 근절 노력도 당부했다. 학교 폭력으로 물의를 빚은 배구선수 이재영ㆍ이다영 쌍둥이 자매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문 대통령이 황 장관의 전문성ㆍ도덕성 논란을 언급한 대목은 강 대변인 서면브리핑에 없다. 지난해 12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줄 땐 "(구의역 참사 비하 등 과거 발언은) 비판받을 만했다"고 질책했었다.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황 장관 배우자에게 문 대통령이 건넨 꽃다발 속엔 '역경에 굴하지 않는 힘'이라는 뜻을 담은 캐모마일이 있었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문화를 통해 국민의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기여해 달라는 의미'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그러나 '반대 여론에 휘둘리지 말라'는 우회적 격려를 담은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②정의용에겐 신뢰… "새삼 당부할 필요도 없다"

문 대통령은 정의용 장관에게 강한 신뢰를 보였다. "우리 정부 외교안보 정책의 밑거름이 된 분"이라고 칭하며 "새삼 당부 말씀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성공시키기 위한 마지막 노력을 할 기회임을 다시 강조 드리고 싶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도 "주어진 시간 내 가시적 성과를 올리기 위해 서두르지는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차근차근 접근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는 주변국과 보폭을 맞추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성공하려면 한미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의 '긴밀한 소통'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속의 한국'이라는 의미를 담은 비모란선인장을 정 장관 배우자에게 선물했다.



③권칠승에겐 숙제 "손실보상제, 합리적으로 제안해야"

문 대통령은 권칠승 장관에게 "손실보상제도를 합리적으로 만드는 것이 큰 숙제"라고 말했다. "중기부가 방안을 제안하고 각 부처가 지혜를 모아 달라"며 힘도 실었다.

벤처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제2 벤처 붐'이 이는 등 벤처 투자 성적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벤처 기업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며 "벤처 기업이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많이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권 장관 아버지에게 준 꽃다발은 ‘보호’ ‘희망’을 뜻하는 꽃으로 만든 것이었다.

권 장관은 "피해 지원을 할 때, 사각지대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지 않도록 신속하고도 효율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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