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14일(현지시간) 5만달러(5,522만5,000원)에 육박해 또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그러자 암호화폐의 가치를 애써 무시해왔던 미국 월스트리트의 ‘금융 공룡’들도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는 등 가상통화의 상승세가 꺾일 줄 모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4만9,000달러(5,412만원)를 돌파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올 들어서만 70%가까이 폭등했다. 또 다른 암호화폐 에테르(이더리움) 역시 전날 최고가를 경신, 전년 동기 대비 150% 상승했다. ‘합법 자산’ 논란과 가격 거품 경고에 아랑곳 않고 투자 열기가 가중된 결과다.
가장 최근에는 미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암호화폐 붐을 이끌었다. 앞서 8일 테슬라는 15억달러(약 1조6,815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했고, 차 판매대금을 비트코인으로 받을 수 있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는 실물경제에서 암호화폐 사용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를 끌어올렸다. 블록체인 금융기술 개발업체 ‘시커런시’의 최고전략책임자 패트릭 캠포스는 “테슬라의 발표는 다른 대기업과 기관들이 암호화폐를 단순히 가치 있는 자산이 아니라 어쩌면 필수 자산으로 과감히 받아들이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돈의 흐름에 민감한 월가의 대형 금융사들이 이런 호재를 놓칠 리 없다. 모건스탠리의 자회사 카운터포인트글로벌은 암호화폐가 적합한 투자상품인지 탐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투자를 진행하려면 회사와 규제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면서도 “비트코인을 취급하지 않을 경우 경쟁사에 고객을 뺏길 위험이 높아지자 금융업계 안에서 새 논의가 시작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11일 뉴욕멜론은행도 자산운용사 고객을 위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보유ㆍ발행할 계획을 전했다. 대니얼 핀토 JP모건체이스 공동대표는 최근 CNBC방송 인터뷰에서 “고객들의 비트코인 수요는 아직 없지만 바뀔 것이라 확신한다”며 암호화폐 시장에 합류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