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패소한 SK이노베이션 주가가 15일 장중 9% 이상 급락했다. 반면 승소한 LG화학은 5% 이상 상승하는 등 연휴 이후 첫 거래일 두 기업 간 희비가 엇갈렸다. 증권업계에선 두 기업 간 합의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불확실성이 해소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42분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전 거래일보다 5.73% 내린 27만9,500원에 거래가 진행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장중 9.6% 급락한 26만8,000원까지 밀리다 낙폭을 다소 줄인 상태다.
반면 LG화학은 전장보다 2.71% 상승한 98만6,000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LG화학은 개장과 동시에 5.2% 급등하며 주가가 101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앞서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LG에너지솔루션(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부문)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에 최종 패소 판결을 내렸다. 향후 10년간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완제품과 팩, 모듈, 셀 등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의 미국 내 수입 및 생산, 판매 등을 금지한 조치 등이 포함됐다.
증권업계에선 두 기업 간 합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가 불투명하고, 행사한다 해도 향후 민사소송에서 SK가 패소 시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이 가능해 합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SK가 미국 2차전지 사업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주가 하락 시 매수 관점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TC 판결 60일 이내 미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으나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의 추가 수주와 사업 지속성을 위해 두 기업은 합의 수순을 밟을 전망"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