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이 당 대표로 추대되면 좋겠다는 다른 사람의 페이스북 글을 한동안 공유했다가 지워 화제가 됐다. 김 위원장은 그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자신의 마지막 성취로 생각하겠다면서 당 대표 등으로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김 위원장은 14일 페이스북에 이인제 전 의원의 특별보좌역을 지낸 조원규씨의 글을 몇 시간 동안 공유했다. 조씨가 지난달 26일 올린 이 글은 "국민의힘이 많이 달라졌다. 그 중심에 82세인 김 위원장이 있는데, 그간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던 20~30대 젊은이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 씨는 이 글에서 김 위원장의 당 운영을 높이 샀다. 예컨대, 김 위원장의 광주 5·18 묘지 '무릎 사과'를 두고 "지축이 흔들리는 듯했다"고 평가했고, 이명박ㆍ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비위를 사과한 것에는 "수구꼴통, 꼰대로 대표되는 국민의힘 질곡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듯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조씨는 "이번 보궐선거는 김 위원장의 마지막 시험대 같다. 승리 조건은 당에서 되지 못한 자들이 김 위원장을 흔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분이 당 대표로 추대돼 국민의힘과 국민이 하나가 돼 이 무능하고 썩은 정권을 무너뜨리고 통합·통일·영토 회복의 대통령을 탄생시키면 좋겠다"고 썼다.
김 위원장이 이런 조씨의 글을 공유한 사실이 알려지자, 김 위원장은 얼마 뒤 해당 글을 삭제했다. “모르고 잘못 눌러 공유가 됐다”는 것이 그가 언론에 밝힌 삭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