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밀폐용기 정량을 늘리기로 했다. 고질적인 백신 공급 부족 현상을 감안해 생산 시간을 절약하고 출고량을 늘리려는 고육책이다.
13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코로나19 백신 밀폐용기의 정량을 늘리겠다는 제약사 모더나의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FDA 결정으로 밀폐용기 정량은 기존 10회분에서 14회분으로 증가한다. NYT는 “밀폐용기에 더 많은 백신을 담으면 생산 효율성이 높아져 생산량도 20%가량 늘릴 수 있다”며 “백신 재고를 빠르게 비축하는 희망적 신호”라고 밝혔다. 전임 행정부에서 백악관의 코로나19 백신 도입 프로그램(초고속작전)을 이끌었던 몬세프 슬라위 박사도 “앞으로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며 긍정 평가했다.
백신은 무균상태의 작은 유리 용기에 담은 뒤 고무마개로 밀폐하고 라벨까지 부착해야 완성품이 된다. 문제는 이런 최종 단계에도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때문에 용기에 담는 정량 자체를 늘릴 경우 한정된 시간 안에 더 많은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모더나 측 설명이다. 밀폐용기에 14회분의 백신을 투입하게끔 생산 공정을 조정하는 데는 10주 정도가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부작용도 있다. 밀폐용기에 담는 용량을 확대하면 그만큼 폐기되는 백신도 많아질 수 있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용기가 개봉된 뒤 6시간 안에 모두 사용돼야 하는데, 용량이 증가하면 해당 시간 안에 완전히 소비되지 못하고 남겨지는 백신도 늘게 마련이다. 신문은 또 “밀폐용기에 주삿바늘을 넣고 백신을 빼내는 횟수가 늘수록 백신 오염 위험성 역시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