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 부부 등 자원봉사자들이 무안공항 유가족에게 내민 위로의 손길
지난달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는 유가족의 아픔을 나누고 위로를 전하려는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6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전날까지 사고 현장 수습 및 유가족 지원, 교통 안내, '사랑의 밥차' 운영 등 식사 지원, 심리 지원 등 자원봉사 활동에 총 5,509명이 참여했다. 목포시에 거주하는 청각장애인 부부도 그들 중 일부다. 이 부부는 사고 당일부터 매일 커피·유자차·생강차 300인분을 준비해 무안공항에서 무료 나눔을 하고 있다. 메뉴판 옆에 '저희는 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손짓으로 말씀해 주세요'라고 주문 요령을 적은 안내문을 게시했다. 경기 수원시에서 30년간 그림책으로 죽음에 대한 교육을 해 온 임경희 작가는 작가협회 '그·데·함(그림책+데스+함께돌보는 운동)' 회원들과 함께 손수건 600장에 편지를 적어 유가족에게 나눠줬다. 임 작가는 "뉴스로 제주항공 참사를 접하고 슬퍼하다 참사에 대한 기억이 잊히는 현실이 안타까워 봉사 현장을 찾았다"고 했다. 외국에서 온 봉사자들도 있다. 미국 시애틀에서 20여 년 거주한 40대 조모씨는 과거 미군에서 경비행기 교관을 지낸 경험을 떠올리며 고국으로 날아왔다. 지난 1일부터 아내와 함께 무안공항에서 후원 물품 이송과 배부, 환경정화 등을 돕고 있다. 마음을 담은 물품 지원도 잇따랐다. 제주 서귀포시의 한 영농조합법인은 감귤 156박스를 전했고, 경기 광명시의 한 베이커리는 냉동빵 79상자를 보냈다. 서울시한의사회와 서울시청은 한의약품 1만2,000명 분을, 서울 광진구의 한 시민은 쌀빵과 블루베리잼 200개를 후원했다. 전남도는 참사 이후 도청 누리집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련 자원봉사 및 후원 물품 문의처' 팝업창을 만들어 물품 지원이나 자원봉사 참여를 바라는 국민에게 안내하고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불의의 사고로 큰 슬픔에 빠진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힘든 시기를 견디게 해 준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을 보면서 봉사활동이 단순한 선행을 넘어 사회의 중요한 가치임을 새삼 느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