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희 감독, 이재영·이다영 '학폭 논란'에 "전혀 예상 못했던 상황"

입력
2021.02.11 15:39
"선수 부모 훈련 관전 의혹도 있을 수 없는 일”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이 소속 선수의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 “예측 못했던 상황이었다"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 감독은 11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V리그 도로공사와의 원정경기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재영, 이다영 선수는 오늘 김천체육관에 동행하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박 감독은 “(학폭 의혹은) 제 개인적으로나 구단이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라며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려 당혹스럽다”라고 말했다. 두 자매의 경기 합류 시기에 대해서는 “구단과 함께 고려 중이다. 하지만 쉽진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재영 다영 자매는 중고교 시절 "부모 욕을 하며 흉기로 협박했다"는 학폭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다영은 SNS을 통해 자필 사과문까지 냈지만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재영ㆍ다영 자매가 팀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남은 선수들에 대한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그 부분이 가장 어렵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평소에도 1주일에 1~2회 스포츠 멘탈 관련 교육을 한다”면서 “최근 선수들에게 배구 얘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어제(10일)도 원정 숙소에서 관련 강의를 진행했다. 선수들이 심리적 안정을 취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일단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감독은 “현 상황에서 우선순위가 뭔지 생각했다”면서 “결국 선수들이 경기를 잘 치르고 심리적 부담감을 줄여가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단 경기에 집중하고 이후 감독이 할 일과 구단이 할 일을 하나씩 처리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특정 선수 부모의 훈련 관전’ 의혹에 대해서는 “절대 그런 적 없다”라고 반박했다. 최근 배구계 안팎에서는 ‘특정 선수의 부모가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관전했고 일부 선수들이 이에 반발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박 감독은 “훈련 시간은 철저하게 감독의 권한이다. 어떤 스포츠에서도 외부에서 훈련 모습을 관전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라며 “내가 지도할 때 절대 그런 일이 없었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근거 없는 얘기가 난무하고 있다. (이런 얘기는) 선수들의 경기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잘라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감독은 “결국 선수는 경기장 안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은 외부 요인으로 인해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 한다. 많은 분들의 이해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천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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