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는 기존 바이러스와 영국발(發) 변이 바이러스에는 효과가 있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에는 거의 효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런 내용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효능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국립감염병연구소가 실시한 평가에서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 6종(S, L, V, G, GH, GR)에 대해 우수한 중화 능력을 보였다. 중화능력은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능력을 말한다.
또 영국 및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세포 수준에서의 효능을 평가한 결과 렉키로나주는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는 우수한 중화능력을 보였지만,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는 억제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해외 논문을 보면 남아공 및 브라질 변이주에는 ‘E484K’라는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이 있는데, E484K처럼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할 때 활용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결정적 변이가 일어난 경우 미국 항체치료제도 효능이 매우 낮았다”며 “어느 정도 예측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방대본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에게는 국산 항체치료제 사용을 제한하도록 권고했다. 다만, 유전자 분석을 통해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가 확인되기 전이라면 의료진 판단에 따라 항체치료제를 쓸 수 있도록 한다.
방대본은 국립감염병연구소가 민간 협력을 통해 영국ㆍ남아공 변이주 모두에 효능이 있는 광범위한 항체 물질을 확보해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현재까지 4,000여건의 변이가 등장했고, E484K 등 단백질 변이에 대해서는 특성이 파악돼 항체치료제 디자인이 가능하다”며 “개발사가 이를 토대로 임상시험을 거치면 활용을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치료제로 특례 수입돼 사용 중인 ‘렘데시비르’의 경우 기존 바이러스(S, GH, GR)뿐 아니라 영국ㆍ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모두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