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눈앞이지만 방역 수칙 때문에 요양병원에 머물고 있는 노인 환자들은 가족을 접견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군 고령층이 모인 요양병원이 바이러스 전파에 취약하기 때문이지만, 환자들 입장에서는 설 연휴에조차 가족을 만나기 어렵다는 아쉬움이 크다고 손덕현 대한요양병원협회장이 전했다.
손 회장은 1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고 어르신들이나 보호자들이 입원 후에 만나지 못해서 서로 이번 명절만이라도 식사라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굉장히 많은 상황"이라면서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저희도 굉장히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재 요양병원 면회 지침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까지는 유리창이나 비닐막을 사이에 두고 얼굴을 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비접촉 면회가 가능하게 돼 있고, 2.5단계로 넘어가면 이마저 허용되지 않아 영상통화 등 비대면만 가능하다.
설 연휴 기간 수도권은 2월 14일까지 2.5단계가 확정됐고 비수도권은 2단계라, 비수도권에서는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면회가 가능한 반면 수도권은 이마저도 불가능해 보호자들이 환자를 방문할 수 없다.
비수도권에서 진행되는 비접촉 면회도 원한다고 모두 가능한 것이 아니다. 방역 수칙상 요양병원이 동시에 많은 인원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비접촉 면회를 하기 위해서 환자와 보호자 동선을 따로 하고 면회 보호자 같은 경우 최대 4명 이하로 한정하고 15분 면회를 실시하고 15분 소독하고 다시 다른 면회를 받고 있다"며 "하루에 면회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돼 있어서 면회객 수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손 회장은 "저희 병원도 비접촉 면회 신청을 받아 보니 설 명절 기간 최대로 할 수 있는 면회 수가 마감됐다"면서 "만남에 대한 절실함이 있는 현실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대규모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면서, 요양병원에서 발견된 코로나19 환자를 서둘러 분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는 이를 반영해 코로나19 전담 요양병원을 따로 구분해 설치하기로 했지만 현장에서는 전담요양병원 분리 운영 진행에 어려움이 많다.
손 회장은 "결국 기존 환자를 다른 민간 병원으로 이동시켜야 하는데 아무래도 기존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을 떠나야 하는 불안감도 있고 기존 근무 직원들도 이탈이 되다 보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환자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관심, 직원 이탈을 막기 위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