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의 신용분석 리포트가 도착했습니다. 고객님의 신용점수는 30대 평균에 비해 63점이 높습니다. 평균 카드값은 76만원 많습니다. 대출은 1억원 많습니다. 이번 달 카드 사용금액은 전월 동기간 대비 19만원 늘어난 40만원입니다”
휴대폰으로 ‘네이버’ 앱을 다운받아 네이버페이에 접속하자, 여러 은행·카드사에 흩어져 있는 금융 자산이 화면에 한꺼번에 나타났다. 앱은 알아서 신용정보·카드결제 내역·펀드 수익률 등을 분석하더니 맞춤형 자산관리 조언을 건넸다. “납부내역 제출하고 신용점수 올려보세요.” “소비패턴에 적합한 00카드를 추천합니다.” 등 휴대폰 앱 하나만 설치했는데 '내 손 안의 금융비서'가 생긴 셈이다.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이 이달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초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마이데이터는 은행, 카드, 보험, 통신사 등 이곳저곳에 흩어진 금융 정보를 한곳에서 쉽게 조회하고, 자산관리를 도와주는 서비스다.
현재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부분의 앱들은 계좌 관리·카드 사용 금액 확인 등 기본적인 사항은 물론, 내 연금 조회·맞춤형 보험 추천·내 자동차 시세 정보 조회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에 기존 금융권과 핀테크, 빅테크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자 특색있는 ‘자산관리’ 노하우를 내놓고 있다.
일찍부터 마이데이터형 사업에 발을 들인 핀테크 업계는 가장 종합적인 자산관리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2017년 사업을 시작한 뱅크샐러드의 경우, 연말정산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연말정산 예상 환급액 확인은 기본으로 제공되고, 여기에 더해 예상 환급액을 높일 수 있는 소비 전략을 제시한다. 연말 정산 전까지는 '신용카드 대신 현금·체크카드를 쓰면 00만원을 더 돌려받을 수 있다’고 알려주고, 연말 정산이 끝나면 '환급 리포트'를 통해 지난해 소비 패턴과 환급액을 비교해준다.
새롭게 마이데이터 사업에 발을 들인 네이버는 신용관리 서비스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신용정보회사인 NICE평가정보와 협력해 ‘신용분석 리포트’를 제공한다. 거래기간·신용형태·부채·상환이력에 따라 신용정보가 어떻게 산정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공공정보(국세청·국민연금·건강보험) 내역을 제출하거나 통신비 납부내역을 제출해 신용등급을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저금리 시대에 이자수익이 감소한 은행들은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B마이머니'라는 별도의 앱을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했다. 특히 부동산 자산과 관련해 ‘내집마련’ 코너에 접속하면, 특정 지역·가격대를 설정해 아파트 시세를 검색할 수 있고, 대출·소득·자산 등을 파악해 향후 내 집 마련까지 걸리는 예상 시간 등을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