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를 결정한 최영석(47) 태국 태권도 국가대표팀 감독이 한국과 스포츠외교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전했다.
앞서 지난 6일 태국 매체 방콕 포스트는 "최영석 감독이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태국으로 귀화를 결심했다"고 보도했다. 최 감독은 매체를 통해 "20년 동안 태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태국에서 함께 지내고 있는 가족들 모두 이 곳에 정착하고 싶어한다"고 귀화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이 아닌 태국인 지도자로 태국이 올림픽에서 첫 태권도 금메달을 획득하는데 힘쓰고 싶다"고 덧붙였다.
'태국인'이 되지만 최 감독은 모국인 한국과 더 활발한 스포츠교류에 나서겠다는 다짐도 했다. 최 감독은 9일 지인을 통해 "오히려 앞으로 할 일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국기 태권도를 더욱 더 보급 활성화하고 태국-한국간의 스포츠외교에 힘쓰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태권도계에서 최 감독은 한국인 지도자가 외국 대표팀을 지휘하며 국제대회에서 종주국인 우리나라를 위협하는 '부메랑 효과'를 이야기할 때 중심에 서 있는 지도자다. 최 감독은 지난 2002년 태국 대표팀 코치로 시작해 2004년부터 감독을 맡고 있다. 최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2016년 리우 올림픽까지 4회 연속 메달(은 2, 동 3)을 태국에 안겼다. 특히 2016년 리우 올림픽 남자 58㎏급에서 타윈 한프랍은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한국의 김태훈을 64강전에서 꺾고 은메달을 차지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태국 남자 태권도 사상 첫 메달의 쾌거였다. 이런 업적을 바탕으로 최 감독은 2006년 태국체육기자협회에서 주는 최우수지도자상을 탔고 그해 말 왕실로부터 훈장도 받았다. 태국 언론은 그에게 '타이거 최'라는 애칭을 붙였다.
최 감독의 귀화 결심에 태국태권도협회의 피몰 스리비콘 회장은 "태국 태권도에 좋은 뉴스"라며 "협회 차원에서 도쿄 올림픽이 개막하기 전 최 감독의 귀화를 마무리 짓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