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 간 기본소득 논쟁에 뛰어들었다. 이 지사의 언행을 작심 비판하며 이 대표 엄호에 나섰다.
이번 논쟁에 뛰어든 임 전 실장의 의도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일부에선 기본소득 논쟁이 친문재인계와 비문재인계 간 계파 대결로 번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임 전 실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본소득에 대해) 더욱 건강하고 활발한 토론이 필요하다"며 이 지사를 향해 날을 세웠다.
임 전 실장은 기본소득에 회의적인 이 대표의 입장이 이 지사 주장보다 논리적이라고 반박했다. '기본소득은 알래스카 빼고는 하는 곳이 없다'고 한 이 대표의 발언을 "사대적 열패 의식"이라고 한 이 지사를 비판한 것이다.
임 전 실장은 "이 지사가 이 대표 지적에 화를 많이 냈다"며 "'알래스카 외에는 하는 곳이 없고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는 (이 대표의) 표현이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닌데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가 목표로 제시하는 월 50만원 기본소득 지급을 위해서는 약 317조원의 예산이 소요된다"면서 "생계비로 터무니없이 부족한데도 어마어마한 규모의 증세가 필요하다. 스위스에서 부결된 이유를 쉽게 짐작하게 된다"며 이 지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2016년 월 78만원 상당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려다가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스위스 사례를 언급하며 이 지사 주장의 문제점을 짚은 것이다.
임 전 실장은 여당의 대표를 비난하는 이 지사의 태도도 문제 삼았다. 그는 "사대적 열패 의식이라는 반격은 비판이 아니라 비난으로 들린다"며 "이 대표는 명색이 우리가 속한 민주당의 대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지도자에게 철학과 비전만 필요한 게 아니라 때론 말과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며 "이 지사 표현대로 '정치적 억지나 폄훼가 아닌 상식과 합리성에 기초한 건설적 논쟁'을 기대해본다"고 꼬집었다.
임 전 실장은 지난달 이 지사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고통과 피해가 큰 곳에 더 빨리 과감하고 더 두텁게 지원하는 것이 더 긴요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것"이라며 이 지사의 재난지원금 보편적 지급 주장에 일침했다.
이 지사는 앞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대적 열패 의식을 버려야 한다",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게 정치"라며 재난지원금 보편적 지급을 반대하는 이 대표와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판했다.
이 지사는 이날 또 "외국에 선례가 없다며 지레 겁먹고 포기할 게 아니라 가능한 방법을 찾아내는 게 길을 찾아내는 정치인의 일"이라며 이 대표와 정 총리를 겨냥한 글을 올렸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 YTN에 출연해 이 지사의 비판 글에 대해 "굳이 지금 짤막짤막한 말 가지고 이러쿵저러쿵하는 게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