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집 욕조에 빠져 끝내 숨진 초등생… 온 몸엔 멍 자국

입력
2021.02.0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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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의사 "온 몸에 멍" 경찰에 신고 
3개월 전 부터 이모집에 맡겨져 생활
이모 "가볍게 폭행했다" 일부 인정

이모 집에 맡겨진 초등학교 2학년 여자아이가 욕조에 빠져 의식을 잃은 채 구조돼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아이의 몸에 멍 자국이 있다는 의사의 소견에 따라 여학생의 이모 부부를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8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A(10)양의 이모 B씨 부부를 긴급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A양은 이날 낮 12시 35분쯤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한 아파트 화장실 욕조에 빠져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당시 신고는 B씨가 직접 했으며 “아이가 욕조에 빠졌는데 숨을 제대로 쉬지 못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가 A양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며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아동학대는 A양을 진료하던 병원 응급실 의사가 온 몸에 멍 자국을 발견,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경찰조사결과 A양은 3개월 전부터 이모 집에 맡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A양 엄마는 집 이사 문제로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자 인근에 거주하는 자신의 친언니에게 딸을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경찰에서 “가볍게 폭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폭행 이유나, 언제부터 폭행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상태다.

A양의 부모는 아이를 이모 집에 맡긴 후 한 번도 만나지 못했으며, 학대가 있었는지도 몰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양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폭행 일부를 시인했지만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정상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해 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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