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운 가운데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결혼과 출산 보조금 등 공약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박 전 장관은 나 전 의원의 '1억1,700만원 보조금 지원' 공약에 대해 "결혼·출산 문제는 돈보다 행복이 먼저"라고 비판한 반면, 나 전 의원은 "달나라 시장이 되시려나"라고 꼬집었다.
박 전 장관은 8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결혼과 출산 문제를 돈과 연결시켜 가는 것, 그것은 동의하기 힘들다"며 "시에서 돈을 준다고 해서 결혼하고, 시에서 돈을 준다고 해서 출산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혼이나 출산이라는 것 자체가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 도시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고, 출산해서 아이를 더 기르기 쉽게 해주는 등 이런 방식으로 접근해야 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아무런 근거없이, 이유없이 국가가 돈을 퍼주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며 "굉장히 건전한 우리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국민들이라고 생각하고, 서울 시민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박 전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을 언급하며 "달나라 시장 되시려고 하느냐"며 일갈했다.
나 전 의원은 "저 역시 비혼과 저출산의 원인은 너무나 다양하며 경제적 관점만으로는 접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어제 양육에 따른 부담, 출산에 따른 경력단절 문제, 자유로운 생활에 대한 선호 등 복합적인 사회적 요인들이 작용한다고 말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 전 장관이 결혼과 출산을 돈과 연결시켜 가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발언에 대해 "그렇다면 묻고 싶다. 어떻게 시민들을 행복하게, 즐겁게 해드릴 것인가"라며 "그 '하우 투(how to)'에서 과연 주거 안정을 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나 전 의원은 "지금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달콤한 표현, 낭만적인 레토릭이 아니다"며 "현실을 부정하면 안 되며, '달나라 시장'이 되시려고 하는 게 아니라면 우리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나 전 의원은 '부동산 7대 공약' 중 하나로 청년·신혼부부에게 총 1억1,7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나 후보가 밝힌 보조금 혜택은 연소득 7,000만원 미만인 39세 미만 청년, 혼인 기간 7년 이내 신혼부부, 만 6세 이하 자녀를 둔 가구 등에 각각 연 3%의 대출이자를 3년 동안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이번 선거의 또 다른 후보인 우상호 민주당 의원도 나 전 의원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SNS를 통해 "나 후보 공약의 핵심은 현금을 살포해 혼인과 출생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라며 "복지확대 주장 자체는 반가운 일이지만, 나 후보의 공약은 일관된 원칙이 없는 선거용 공약, 선심성 공약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가 달나라 후보라면 나 후보는 안드로메다 후보인가"라며 "함부로 비하하지 말기를 강력히 권고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