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로 문민정부를 전복한 데 항의하는 움직임이 국내에서도 거세지고 있다. 특히 한국에 거주하는 20, 30대 미얀마 노동자와 유학생들은 "한국 정부도 미얀마와 함께 해 달라"며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재한 미얀마 청년모임'은 7일 미얀마 대사관, 미얀마 대사관 무관부, 유엔사무소, 국회의사당, 광화문 광장 등 서울 시내 5곳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부 쿠데타를 중단하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비롯한 문민정부 주요 인사들을 즉시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미얀마 문민정부를 되찾을 때까지 시민 불복종 운동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재한 미얀마인들의 쿠데타 항의 움직임은 1인 시위를 시작으로 3일부터 닷새째 지속되고 있다. 미얀마 정보 커뮤니티 '미야비즈' 회원들은 앞선 5일에도 서울 용산구 주한 미얀마 대사관 무관부 앞에서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며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석방을 촉구한 바 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민주주의를 압살하고 미얀마 역사를 과거로 되돌리려는 야만적인 폭거인 군부 쿠데타는 절대로 정당화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쿠데타 반대 움직임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미야비즈' 정범래 매니저는 "다음주 수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돌아가면서 계속 (기자회견을) 진행한다"며 "설 연휴 이후에도 시위는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이달 1일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장악하고, 향후 1년간 비상 사태에 들어간다고 선포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선거 부정행위가 있었다며 총선 무효를 주장하면서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문민정부 주요 인사들도 대거 구금했다.
이에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쿠데타를 규탄하는 수천명 규모의 시위가 일어나는 등 정국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군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까지 금지하면서 미안먀인들의 반발은 국제 사회로 번져가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