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확진자 2,000명 나올 수도…9시 영업 제한 유지해야"

입력
2021.02.05 13:00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 4차 유행 전망
"3월 4일부터 4월 23일이 4차 유행의 정점" 예상
"정부, 양치기 소년 안 되려면 영업 제한 유지해야"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3월 초에서 4월 중하순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00명이 넘는 4차 대유행이 터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교수는 방역 당국이 자칫 '양치기 소년'이 될 수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변화와 방역 활동 동참을 위한 발언은 신중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교수는 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가 겪은 세 번의 유행으로 얻은 과학적 근거를 정리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1차 유행은 (지난해) 3월 3일이 정점이었고, 2차 유행은 8월 26일, 이번 3차 유행 정점은 12월 24일이었다"며 "유행과 유행 사이의 간격이 1, 2차 사이는 176일, 2, 3차 사이는 120일이었다. 약 45일 정도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감염병 유행 파도가 계속 몰려오는 현상은 전 세계에서 발견된 것"이라며 "3차 이후 (다음 유행까지) 120일 정도의 간격을 보이거나 이것보다 짧아지면 3월 초, 늦어도 4월 말 정도 4차 유행의 정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 교수의 계산에 따르면 4차 대유행이 오는 시기는 대략 3월 4일부터 4월 23일 사이가 된다.

정 교수는 확진자가 급증할 것이라고 예고한 것을 두고 유행 시기마다 확진자 발생 기준점 자체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1차 유행이 끝난 뒤 지역사회 감염이 10명에서 30명 정도 선이었고, 2차 유행이 끝나니 50명에서 100명 정도가 유지됐다"며 "3차 유행 후 300명에서 500명 선이 유지되는데 유행 곡선의 시작 자체가 높은 곳에서 시작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자신의 주장이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나온 예측 수치라고 설명했다.


"밤 9시 영업 금지 풀면 확진자 늘어날 것"

정 교수는 영국 변이 바이러스와 관련해 "이미 지역사회 유입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가 모르는 확산이 분명히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변이 바이러스 자체 전파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방역에는 분명히 더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관련해 5인 이상 집합금지는 완화하되 밤 9시 이후 영업 금지는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분간 이 상황이 지속될 것이기에 경제가 어렵더라도 국민 참여를 위해 상황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가급적이면 포괄적이고 일관적인 조치는 그대로 유지하는 게 좋다"며 "만약 9시에서 10시로 늘리면 '10시 반은 왜 안 되냐', '11시는 왜 안 되냐'란 말이 나오고, 결국 확진자는 늘어난다"고 말했다.


"학생들 등교는 적극 추진해도 괜찮아"

정 교수는 방역 당국을 향해 "항상 '지금 일주일이 제일 고비다', '확산의 중대기로'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방역은 국민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며 "3차 유행 초기를 보면 (거리두기) 단계가 천천히 올라가니 위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보면 위기가 계속 반복된다고 말하는 게 양치기 소년이 될 수 있다"며 "올해 말 집단 면역이 형성될 때까지는 (이 상황이) 계속 반복될 것이고, 최소 6개월은 버텨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교수는 초중고교 등교는 예정대로 추진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들 같은 경우 감염이 잘 안 되거나 감염이 돼도 매우 경증이란 게 증명이 됐다"며 "학교 내 방역 수칙이 유지가 된다면 등교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