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가 죽었다, 트럼프에 유죄를"… 美의사당 직원들, 상원에 편지

입력
2021.02.04 09:42
"다시는 공직 취임 못하게 해달라" 촉구
순직 경찰 추모식에 정치 거물들 총출동

지난달 폭도들이 난입한 미국 연방 의회 의사당의 직원들이 탄핵 심판을 앞둔 상원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한테 유죄 판결을 내려 달라고 촉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의사당 소속 직원 단체는 의회 난동 사태가 “선거 결과에 대한 트럼프의 거짓말에 (지지자들이) 자극을 받은 결과”라며 반란 선동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죄를 선고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상원에 보냈다.

이들은 서한에서 “매일 우리에게 인사하고 우리를 지켜 주던 동료 중 한 명인 의사당 경찰관이 맞아 죽었다”고 탄식했다. “트럼프가 의회의 선거인단 투표를 방해하라고 폭도들을 선동해 평화로운 정권 교체라는 미국의 230년 된 유산을 깨뜨렸다”며 상원이 국가를 위해 트럼프가 다시는 공직에 취임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상원은 내주 초 트럼프에 대한 본격 탄핵 심판에 들어가지만, 공화당의 비협조로 탄핵안이 가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트럼프가 유죄 판결을 받으려면 최소 17명의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이후 별도 표결로 트럼프의 향후 공직 진출을 금할 수도 있다.

의회 난입 사태 중 목숨을 잃은 40대 미국 경찰관의 추모 행사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의회 지도부 등 정치 거물들이 총출동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 등 의회 지도부는 이날 워싱턴 의회 의사당 중앙 로툰다홀에서 열린 순직 경찰 브라이언 시크닉 추모식에 전부 참석했고, 해리스 부통령 부부도 이날 오전 찾아와 애도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전날 밤 다녀갔다. 미리 공지가 되지 않았던 일정이었다고 한다.

당국은 시크닉 경관의 사인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시위대에 소화기로 머리를 맞았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고교 졸업 후 주방위군으로 복무하다 2008년부터 의회 경찰로 재직해 왔다.

권경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