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행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는 A씨는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어제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나서 여기에 글을 한번 씁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1일 우리 기사 중 한 명이 너무 황당한 일을 겪고 너무 억울해 해서 여기에 글을 올린다"며 배달을 시킨 학원강사 B씨와 본인이 나눈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A씨가 올린 게시글과 녹음 파일의 내용을 요약하면 당시 상황은 이렇다.
학원 관계자인 B씨가 학원으로 음료를 주문했는데, 주소를 잘못 남겼다. 해당 음료를 배달했던 기사는 B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30분 넘게 헤매고 나서야 뒤늦게 연락이 닿아 학원으로 찾아갔다. B씨는 배달 기사가 학원에 도착하자 "지금 바쁘니까 아래 내려가서 기다려라. 내려가서 계산하겠다고"고 말했다.
배달 기사는 학원에서 나와 1층 밖에서 5~10분쯤 기다리다 다른 오더를 배정받아 시간이 촉박해지자 다시 학원으로 올라갔다. B씨는 여전히 "애들이 있고 지금 바쁘니까 그냥 기다리라"고 말했다.
배달 기사는 계속 계산을 요청해 결국 결제를 받았고(주소 잘못 기재해 배달 요금 추가) 이후 B씨는 A씨의 배달대행 업체 사무실로 전화해 "공부 못하니깐 할 줄 아는 게 배달원밖에 없다", "꼬라지들이 꼴사납다", "남한테 사기 치면서 돈 번다" 등의 폭언을 쏟아냈다.
학원 관계자의 발언은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저도 배달 알바 하는데 심장이 벌렁거리네요. 교사로서 자격 박탈입니다"(뷰*), "와 진짜 대단하시네 사장님. 난 부들거리느라 욕밖에 안 나올 거 같은데 많이 참으신다. 세상을 어떻게 저렇게 살지? 거기다가 애들을 가르친다는 사람이?"(신**) 등 학생들을 가르칠 자격이 있느냐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또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실제로 있네요. 오밤 중에 충격받고 갑니다"(고****), "듣고만 있어도 억장이 무너지네요. 도대체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는지. 이걸 사회가 용인해 줘야 하나요"(무**), " 배달하신 분이 학원 원생 부모님이나 가족일 수도 있는 건데 생각 진짜 짧네"(말*****) 등의 반응도 여럿 보였다.
한편 해당 학원 측은 갑질 논란에 휩싸인 인물이 학원 강사가 아닌 '셔틀버스 도우미'라고 주장하고 있다.
학원 본사 측은 3일 공식 홈페이지에 "이 건은 동작캠퍼스에서 발생한 건으로 학원 강사가 아닌 셔틀 도우미로 확인됐다"며 "해당 직원은 동작캠퍼스에서 1개월 정도 셔틀 도우미로 근무했고 지난 1일 마지막 근무 후 2일 퇴사했다. 퇴사하면서 이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본사와 해당 가맹점 모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해당 사안으로 B씨가 퇴사한 건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배달 기사가 조합원으로 있는 배달 기사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배달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라며 "배달노동자에게도 감정노동자 보호법을 적용하는 등 배달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제도적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