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성폭행 프레임' 씌우기로 표 얻겠나

입력
2021.02.0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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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4일 시작되는 국회 대정부 질문을 앞두고 자당 의원들에게 정부·여당을 향해 성폭행 등 '프레임 씌우기'에 집중하라고 주문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은 원내행정국이 작성한 사전 전략회의 자료에서 '반기업, 반시장경제, 반법치주의, 성폭행'을 집중할 프레임으로 거론하며 대정부 질문을 '시작부터 결론까지 일관된 프레임 씌우기'로 가야 한다고 했다. '경제 무능, 도덕 이중성, 북한 퍼주기 이미지 각인'을 위해 '지속적인 용어 반복과 이슈 재생산'도 필요하다고 했다.

2월 임시국회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생산적인 정책 논쟁과 제안을 해도 모자랄 지경인데 '프레임 씌우기'를 대정부 질문 유의 사항으로 당 차원에서 제시하는 발상에 어이가 없다. 경제 무능, 북한 퍼주기 등 비판의 초점 또한 일부 극우보수를 제외하고는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제1야당이 국회를 민생을 챙기는 장이 아니라 오로지 정치싸움의 선전장이나 선거를 앞두고 표심 자극의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생각밖에 없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도부까지 나서 산업부 작성 북한 원전 보고서를 근거 없이 "이적행위"라고 비난하고 청와대 관련성을 부각시키느라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무리하다는 여론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런 태도를 바꿀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이 역시 '종북' '친북'이라는 낡은 '프레임 씌우기 전략'의 일환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은 야당에 거대 여당을 합리적이고 건전한 비판과 토론으로 견제하기를 바라지 정부·여당의 흠결만 물고 늘어지라거나 이념 몰아가기로 나라를 두동강 내라는 것이 아니다. 잇따른 여당 출신 지자체장의 성 비위 사건과 법무부와 검찰 갈등 와중에 올랐던 국민의힘 지지율이 최근 다시 여당에 역전당하고 있다. 근거 없는 비난, 대안 없는 비판, 민생보다 정쟁이라는 시대착오적 정치 행태가 자초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지난해 총선 참패를 겪고도 여전히 눈앞의 선거에 매몰돼 얄팍한 프레임 씌우기에만 애쓰는 국민의힘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