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방위비 협상 변화 ? 美 국방 2인자 "동맹 가치 고려해야"

입력
2021.02.04 04:30
힉스 국방 부장관 지명자 상원 인준 청문회
트럼프 식 방위비 인상 동맹 압박에 '우려'

미국이 해외 미군 주둔 비용을 다른 나라와 분담할 때 비용 측면만이 아니라 동맹의 전략적 가치를 중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론했다. 미 국방부 2인자인 캐슬린 힉스 부장관 지명자 상원 인준 청문회 자리에서다.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힉스 지명자는 2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비롯해 한국, 일본 등의 동맹국에 국방비 분담액 증액을 압박했던 행태와 관련해 ‘우려’를 갖고 지켜봤다고 밝혔다고 미 디펜스뉴스가 전했다.

그는 “우리는 항상 비용 분담과 동맹국이 그들의 약속을 이행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중국·러시아와 맞서기를 희망하는 동맹의 전략적 가치를 전술적 이슈(비용 분담 문제)가 넘어설 때는, 그런 지점에 도달하면 전략적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순히 방위비 분담 비용 규모로 접근하기보다 동맹의 전략적 가치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여성으로는 국방부 최고위직에 지명된 힉스 전 국방부 정책 담당 수석부차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 중시 접근법을 갖고 있다는 취지로도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기간이던 지난해 10월 기고문에서 “우리의 군대를 철수하겠다는 무모한 협박으로 한국을 갈취하기보다는 동아시아와 그 이상의 지역에서 평화를 지키기 위해 우리의 동맹을 강화하면서 한국과 함께 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NATO와 한국, 일본 등이 국내총생산(GDP) 규모에 비해 미군 방위비를 적게 분담한다며 대폭 인상 압박을 가해왔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3월 2019년 분담금(1조389억원)에서 약 13% 인상된 1조1,739억원 규모의 2020년 방위비 분담금에 잠정 합의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거부로 결렬됐다. 로이드 오스틴 신임 국방장관은 지난달 19일 인준 청문회에서 “인준이 되면 인도ㆍ태평양지역 동맹의 현대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고 그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과의 방위비 협상 조기 타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취임 후 아직까지는 한미 간 방위비 협상에서 뚜렷한 진전은 없다. 일부에서는 협상이 지연되는 만큼 이번 기회에 협상 틀을 바꿔야 한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현재의 ‘총액분담형’에서 실제로 비용이 들어가는 분야별로 나누는 ‘소요충족형’ 협상 틀로 바꿔야 한다는 요구다.

정상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