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카 유지 "위안부 매춘 주장 하버드 교수, 친일 성향 짙어"

입력
2021.02.02 13:30
호사카 교수, 하버드대 존 마크 램자이어 교수 비판
일본서 자라고 미쓰비시에서 학술 지원 받아
"산케이 신문이 보도한 것도 미심쩍어"
"베를린 소녀상 설치 대응 아닌가 의심"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의 존 마크 램자이어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는 성매매를 강요당한 것이 아닌 자발적 매춘부였다'는 취지의 논문을 발표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온 가운데,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해당 교수의 '친일 성향'을 문제 삼으며 "베를린 소녀상 설치에 대한 반대 취지로 논문을 작성한 게 아닌가 의심된다"고 했다.

호사카 교수는 2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램자이어 교수는 청소년기까지 일본에서 자랐기 때문에 사실 일본 문화의 영향을 엄청나게 많이 받았고 일본말도 유창한, 친일파로 알려져 있다"면서 "일본 극우 단체 중에 베를린 소녀상을 엄청나게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단체와 관련이 있는지, (소녀상 설치에 대응해) 이런 논문을 쓰려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램자이어 교수는 어린 시절 일본에 이주해 18세까지 거주했고,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후 도쿄대에서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공부했다. 현재 하버드대에서 일본법과 기업법을 가르치고 있으며 일본 기업 미쓰비시의 학술 지원을 받고 있다. 일본 대학에서도 일본어로 강의할 정도로 일본법에 정통하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가 대부분 자발적 매춘이고, 비자발적인 피해자는 중간 모집업자의 문제이지 일본 정부 또는 군의 책임은 없다는 논문 주장의 근거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호사카 교수는 "여성들이 스스로 자신들이 위안부가 되겠다는 이야기를 한 다음에야 정부가 해외로 보냈다는, 일종의 공창이라는 문서가 있지만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1940년에는 (여성들이) 일본군의 증명서만으로 도해하고 있다고 해서 상당히 문제 삼고 있는 문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내무성이 1938년에 내린 통첩에 따르면 일본군 '위안부'를 모집할 때 매춘부로 일하던 여성만을 고용하도록 하고 있고 본인 의사를 경찰이 직접 묻도록 했다.

하지만 호사카 교수에 따르면 실제로는 군부가 일방적으로 여성들을 군 관계자로만 증명하면 전쟁터로 데려갈 수 있었다는 증거들이 남아 있다. 호사카 교수는 램자이어 교수가 군인이나 내무성이 직접 모집업자를 선정해 모집과 이송, 현지에서의 포주 역할까지 맡겼다는 점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논문은 3월 출간 예정인 '인터내셔널 리뷰 오브 로 앤드 이코노믹스' 저널에 실린다.

산케이신문은 1월 28일 램자이어 교수의 동의를 얻어 이 논문의 요약본을 미리 공개했다. 호사카 교수는 "산케이는 위안부 문제에 (일본 정부의 잘못이 없다고) 계속 주장해 왔던 신문사"라며 "미리 정보를 알아서 입수해 게재했다는 것은 (램자이어 교수가) 그런 사람들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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