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너머… 항저우 향한 경쟁도 시작됐다

입력
2021.02.02 06:30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김학범(61)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전지훈련에 소집된 선수들은 한 순간도 허투루 뛰지 않았다. 내년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릴 아시안게임 출전 경쟁도 사실상 시작됐기 때문이다.

1일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체육공원 종합경기장에서 만난 김학범 감독과 선수들은 비가 내린 가운데서도 마지막까지 담금질을 이어갔다. 이번 소집엔 24명의 선수 가운덴 재작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을 경험한 1999년생들은 물론 이동률(21ㆍ제주), 이수빈(21ㆍ포항) 등 내년에도 U-23 대표팀 입성이 가능한 2000년생도 포함돼있다. 1999년~2000년생 선수만 모두 11명으로, ‘도쿄 이후’까지 대비한 성격도 짙었다.

김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에서 젊은 선수들이 토너먼트 일정에 맞는 경기력 관리도 함께 주문했다. 강릉에서 가진 1차 전지훈련 때 몸을 만들고, 지난달 22일 포항과의 첫 평가전을 시작으로 26일 성남, 30일 수원FC 나흘 간격으로 평가전을 치렀다. 대전과의 마지막 평가전은 사흘 뒤로 잡으면서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에서 벌어질 수 있는 토너먼트 일정과 흡사하게 짰다. 국제대회 호흡을 한 번이라도 더 겪어보길 바라는 취지에서다.

앞선 세 차례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지만 김 감독은 선수들을 향해 “몸이 무거울 때 해결 방식을 찾으라는 숙제를 줬는데 잘 못했다”며 만족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촉박한 일정에 따른 체력 저하 시뮬레이션을 위해 세 번째 경기 전엔 체력훈련을 한 차례 집어넣었단다. 그는 “그런(토너먼트 대회와 비슷한) 평가전 일정을 만들어봤는데, 선수들이 힘들어 했다”면서 “그래도 이겨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 두 살만 어려도 실력이나 경험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 연령대 대표팀의 특수성을 언급한 김 감독이지만, 이번 대표팀에 새로 합류한 선수들 중에서도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고 한다. 그는 “지켜보는 단계”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뒤늦게 치고 올라오는 선수들도 있고, 이 풀에 있는 선수들을 계속 지켜볼 것”이라며 꾸준한 활약을 당부했다. 일단 이번 소집을 통해 김학범호와 함께 한 선수들은 2일 대전과의 연습경기를 끝으로 해산한다.


서귀포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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