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 안 낸다

입력
2021.02.03 20:30

정의당이 4ㆍ7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3일 결정했다. 최근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으로 창당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선거보다는 당을 재정비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보궐선거 공천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열린 전국위원회 결과를 전하며 "4ㆍ7 재보궐선거 무공천 방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 수석대변인은 "금번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 것이 책임정치의 대원칙을 지키는 것이자, 공당으로서 분골쇄신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실천하는 것이라 판단했다"고 했다.

당 최고 의결기구인 전국위원회에 앞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와 시도당 연석회의에서도 '무(無)공천'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한다. 한 정의당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지금 상황에서 정의당이 후보를 내기엔 명분도 부족하고, 당을 정상화하는 작업이 더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크다”고 했다. 정의당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들의 성범죄로 인해 치러지는 보궐선거를 줄곧 비판해왔다.

당 정상화를 위해 정의당은 당분간 강은미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정책 행보’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더욱 심각해지는 양극화 문제에 선명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정의당이 이끌었던 중대재해처벌법의 보완 등 노동, 민생 문제 입법에 힘쓰며 당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차기 리더십 부재도 해결해야할 문제다. 성추행으로 당에서 제명된 김종철 전 대표는 ‘정의당 시즌2’를 내걸며 포스트 노회찬ㆍ심상정으로 꼽힌 인물이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세대교체는커녕 떠오르는 인물도 없어 큰일”이라며 “당을 수습할 수 있는 강한 리더십이 필요해 심상정 전 대표와 이정미 전 대표의 이름이 다시 오르내린다”라고 했다. 정의당은 이번 주 중 전직 대표단과 의원들을 소집해 위기 극복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조소진 기자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