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6-9-7-6-3-9. FC안양이 2013년 창단 첫 시즌부터 지난해까지 K리그2(2부리그)에서 거둔 성적이다. 최고 성적은 2019년 15승10무11패를 기록하며 거둔 3위. 그 외엔 단 한 시즌도 K리그1(1부리그) 승격을 내다보기 어려운 위치였다. 갈수록 어려워진다. K리그1을 경험한 팀도 많은 데다, 기업구단은 물론 시ㆍ도민구단까지 투자를 늘려가며 ‘모두가 승격후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안양을 향한 불안한 시선은 좀처럼 가시질 않는다.
그런 안양은 2021시즌부터 창단 사령탑인 이우형 감독 체제로 다시 시작한다. 창단 당시 안양을 이끌었던 이 감독은 최근 본보와 인터뷰에서 “초대 감독을 맡았을 때와 지금은 K리그2 전반의 선수 구성이 많이 달라졌다”며 “실력도 상향평준화가 진행돼 사실상 1부와 2부리그의 구분이 흐려진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올해엔 화려한 선수 구성을 갖춘 국군체육부대(상무)가 연고지를 김천으로 옮기면서 재창단, 2부리그에 합류하는 점도 부담이다.
이 감독은 그러나 “올해 만족스러운 선수 영입이 이뤄졌고, 포지션별 균형도 잘 이뤄졌다고 본다”며 “조직력만 잘 갖춘다면 4강 이상도 내다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올해 안양은 K리그1 무대에서 주로 뛰던 심동운(31) 김경중(30) 백동규(30)를 영입했고, 성남에서 뛰던 임선영(33)과 일본인 미드필더 타무라 료스케(26) 등도 보강했다. 코스타리카 국가대표 출신의 조나탄 모야(29)도 그간 용병으로 재미를 못 본 안양에 기대를 심어줄 만한 자원으로 꼽힌다.
이 감독은 “조나탄 모야에 대한 기대가 높다”며 “국내 공격자원들과의 조합이 잘 맞고, 소통이 원활이 이뤄진다면 어느 팀보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조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고집하는 전술을 한다기보다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해야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주전급 선수가 아니더라도 모든 대체 선수들의 능력치를 끌어올려야만 팀이 후반기까지 힘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로선 전지훈련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는 게 이 감독의 설명이다. 원래 경남 남해와 창원에서 1, 2차 동계 전지훈련을 하려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 등을 고려해 남해에서 잠시 머물다 옮겨 온 전남 보성군 벌교읍에서 1, 2차 전지훈련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2021시즌 첫 경기 상대가 경남FC로 결정되면서, 적진인 창원을 피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벌교 정착’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이 감독은 ”안양은 시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팀이기에 시민들에게 행복을 주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면서 “안양이 언제든 승격할 수 있는 팀이라는 인식을 팬들에게 심어주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팬들이 경기장에 왔을 때 다음 경기가 기대되지 않도록 만들면 안 된다”며 “한 번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꼭 다시 오게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