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에 정차한 열차가 승객을 태우지 않고 출발해 수십명의 승객이 발을 동동 구르는 일이 발생했다. 스크린도어가 열리지 않은 걸 기관사가 인지하지 못한 채 출발한 게 원인이었다.
30일 코레일 등에 따르면 춘천역으로 향하던 용산발 ITX-청춘 열차는 오후 12시 11분쯤 경의중앙선 왕십리역에 정차했다. 열차의 출입문은 열렸지만 스크린도어는 열리지 않았다. 열차는 그 사실을 모른 채 곧 출입문을 닫고 출발했다. 승강장에 대기 중이던 승객 40여명은 열차를 타지 못했다.
승객들은 미흡한 대처에 불만을 터트리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승객 최모(33)씨는 "안내 방송도 없고 고객센터도 전화를 받지 않아 역무실에 찾아가 항의했다"라며 "누가 열차에서 내렸다가 출입문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갇혔으면 큰일 날 뻔 했다"라고 말했다.
코레일은 뒤늦게 12시 30분에 용산역에서 출발한 후속 열차를 왕십리에 정차시킨 후 승객들을 태웠다. 또한 운임의 12.5~25%를 반환하고, 후속 차량이 매진이어서 입석을 이용한 경우 추가로 25%를 더 반환하기로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기관사가 스크린도어가 열렸는지를 살펴야 하는데 미처 확인하지 못한 것 같다"라며 "스크린도어 센서에 이상이 있는지, 열차 정차 위치가 맞지 않은 건지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