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에 정유사들이 사상 최대 손실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2조5,688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고 29일 공시했다. 매출액도 34조1,645억원으로 전년 대비 30.7%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2조1609억원으로 사상 최대 적자다.
석유사업이 매출 22조6,379억원에 2조2,22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화학사업은 매출 7조541억원에 영업손실이 1,212억원이다.
신사업인 배터리 부문은 매출 1조6,102억원을 올리며 처음으로 연간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매출은 전년(6,903억원)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성장했고, 특히 4분기에는 분기 매출 기록인 4,972억원을 찍었다. 배터리 부문 영업손실은 4,265억원으로 전년보다 줄었다.
에쓰오일도 창사 이래 가장 많은 1조87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1% 줄어든 16조8,297억원이다. 당기순손실도 7,875억원에 이른다.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정유 부문이 1조6,960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 폭이 커졌다. 그나마 석유화학이 1,820억원, 윤활기유가 4,263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겼다.
내달 실적발표를 앞둔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적자가 예상된다. 다만 3분기까지 선방을 해 적자 규모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들이 적자의 늪에 빠진 것은 코로나19로 산업 분야 수요와 이동이 줄어 기름 소비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하늘길이 막혀 매출 비중이 큰 항공유 수요가 바닥으로 떨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런 상황에 국제유가 하락으로 정제마진마저 줄었다.
올해도 어려운 상황이나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 사태가 완화되면 석유제품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변수가 많지만 지난해보다는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