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지난 아들 두고 참전한 김성근 일병, 71년 만에 유해로 귀환

입력
2021.01.29 15:30
고 조창식 하사 유해도 가족 품으로


돌잡이 아들을 두고 6ㆍ25 전쟁에 참전했던 고(故) 김성근 일병이 71년 만에 유해로 가족 품에 돌아왔다. 2010년 강원 지역에서 발굴한 6ㆍ25 전사자 신원이 김 일병으로 확인된 것이다.

29일 국방부에 따르면 1928년 부산에서 태어난 김 일병은 혼인 후 1949년 아들이 태어났다. 그러나 이듬해 6ㆍ25 전쟁이 발발하자 아내와 갓 돌이 지난 3대 독자 아들을 남겨둔 채 참전했디. 김 일병은 국군 제6사단 소속으로 춘천-화천 진격전(1050년 10월 4~8일)에 참전했지만 사망했고, 아내는 남편을 군에 보낸 지 불과 몇 달 만에 전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2010년 4월 강원 춘천 일대에서 고인의 유해 일부와 수저, 단추 등 유품이 수습됐고 아들인 김홍식(73)씨가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하면서 신원이 확인됐다. 일흔이 넘어서야 아버지를 만나게 된 김씨는 “서러움이 한 번에 밀려오기도 하고 솔직히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며 “이제라도 아버지를 국립묘지에 안장해 편히 모실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김 일병과 함께 고(故) 조창식 하사도 가족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1928년생인 조 하사는 23세 나이에 국군 8사단 소속으로 6ㆍ25 전쟁에 참전했다 강원 인제 서화리 일대에서 발생한 노전평 전투(1951년 8월 9일~9월 18일)에서 전사했다. 참전 당시 미혼이었던 조 하사 유해는 2017년 발굴됐다. 고인의 조카인 조철주(73)씨는 “셋째 숙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며 살았는데 유해를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귀환행사를 거행하고 이후 국립현충원에 유해를 안장할 계획이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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