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피아노과 정시 결과 착오... 2차 응시 절반이 불합격자

입력
2021.01.29 11:51

연세대 음악대학 피아노학과 정시모집 2차 실기시험(본심) 응시자 중 1차 실기시험(예심) 불합격자가 절반이나 포함돼 수험생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이미 시험을 치른 학생들은 뒤늦게 불합격 처리됐고, 시험에서 떨어진 줄로만 알았던 학생들은 한밤 중 재시험 통보를 받기도 했다.

연세대는 음악대학 피아노학과 정시모집 관련 합격자 발표 오류가 발견돼, 이를 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정원이 20명인 연세대 피아노학과는 2차 시험 대상자로 40명을 선발해 28일까지 시험을 치렀는데, 이 중 무려 절반에 달하는 20명이 1차 실기 시험 탈락자들이었던 것이다. 합격했어야 할 20명은 2차 시험을 치르지 못하고 있다가 시험이 다 끝난 날 밤에서야 "토요일(30일)에 다시 2차 시험을 치르러 오라"는 통보를 받았다.

합격자와 불합격자가 뒤바뀐 착오는 시스템 오류 탓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입시 공정성 확보를 위해 1차 시험 진행 시 수험생에게 실제 수험번호가 아닌 가번호를 부여하는데, 평가 종료 후 가번호를 수험번호로 바꾸는 과정에서 전산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학교는 이 사실을 28일 오후 발견했고 같은 날 입학처 및 음악분과위원회 차원에서 논의해 30일 2차 시험 일정을 추가로 마련하기로 했다.

1차 시험에서 탈락한 줄 알았다가 갑작스럽게 2차 시험을 치르게 된 수험생들은 불만이 큰 상태다. 같은 시험(2차 시험)을 다른 날짜에 치르게돼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것이다. 해당 대학 피아노학과 수험생 A양은 "면접관들의 귀가 평가 지표인 만큼, 하루 안에 (시험을) 끝내야 모든 학생들이 공평한 환경에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급하게 시험 통보를 받은 토요일 대상자들은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뒤늦게 탈락 통보를 받은 학생들도 상황이 곤란하긴 마찬가지다. 2차 시험을 치른 후 탈락 통보를 받은 B양은 "절망적인 심정이 드는 건 당연하고, 이 입시를 위해 다른 입시에 신경쓰지 못하는 등 모든 대입 준비가 어그러진 것은 학교가 어떻게 보상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학교는 공정한 시험 평가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연세대 관계자는 "오류가 발견된 것이 사실이고, 오류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되는 수험생이 없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향후 검증 방법 및 절차 강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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