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 창구를 닫아 걸며 가계대출 관리에 신경쓰면서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뛰었다. 특히 신용대출 금리는 2012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29일 공개한 '2020년 12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는 2.74%로 전월(2.71%)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이는 연 0.5%까지 낮아진 한은 기준금리가 은행 대출금리에 반영되기 전인 작년 5월(2.81%)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며, 4개월 연속 상승한 것이다.
지난달 가계대출 금리를 끌어올린 건 신용대출 금리였다. 12월 신용대출금리는 3.50%로, 전월(3.01%)에 비해 0.49%포인트나 급상승했다. 이는 2012년 9월(0.66%포인트)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11월 한 달간 가계부채가 폭증하면서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출총량 관리를 당부했고, 이에 따라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면서 평균금리가 크게 올랐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관리안을 발표한 직후 고신용 차주 위주로 신용대출이 폭증했고, 이에 따라 신용대출금리가 0.14% 하락한 바 있다"며 "이 여파로 12월 은행들이 신용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금리가 크게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주택담보대출과 집단대출, 보증대출 금리 모두 0.03%포인트씩 오르면서 가계대출 금리 상승을 견인했다. 지난달 코픽스(COFIX)는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은행채 금리가 소폭 오르면서 대출금리 전체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이 지난달 기준 68.1%로 높은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가계대출 금리 상승으로 기존 대출 차주들에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대출금리는 2.73%로, 대기업(0.02%포인트)과 중소기업(0.03%포인트)에서 모두 시장금리 영향으로 대출금리가 상승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대기업 대출 비중이 기존 39.2%에서 42.9%로 확대되면서 전체 기업대출금리는 전월 대비 0.0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에 기업 및 가계대출 금리를 포함해 전체 대출금리는 2.74%로, 전월 대비 0.03% 올랐다. 예금금리가 0.9%로 전월과 같게 유지되면서, 대출금리과 예금금리 차이를 뜻하는 '예대금리차'는 1.84%포인트로 11월에 비해 다소 폭이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