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족이 ‘접종 중단 사태’로 악화하고 있다. 앞서 스페인 마드리드 지역에서 백신이 바닥나 접종이 멈춘 데 이어 프랑스도 내달 초 접종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를 포함한 수도권 일드프랑스에서 백신 1차 접종이 다음달 2일부터 중단된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지역엔 프랑스 인구 3분의1이 거주하고 있다. 다만 1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2차 접종을 받을 수 있다. 1ㆍ2차 접종 간격이 벌어지면 예방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규 1차 접종이 언제 재개될지는 불확실하다. 북부 오드프랑스 보건당국도 이날 2월 초로 예정됐던 1차 접종 계획을 3월 첫 번째 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보건부에 따르면 다음달 중순까지 1차 접종 일정이 이미 잡힌 예약자는 전국적으로 60만명가량이다. 보건부는 이들에 대해선 접종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규 접종 예약은 다음달 15일부터 받는다.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들보다 백신 접종 속도가 느린 프랑스에선 26일까지 113만명이 1차 백신을 맞았고, 6,153명이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
올리비에 베랑 보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후 6시 이후 야간 통행금지 조치가 효과는 있었지만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에는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달 초만 해도 하루 500명 안팎이던 변이 감염자가 최근엔 2,000명식 쏟아지는 상황이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3월과 10월에 이어서 세 번째 봉쇄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렇듯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없는데 백신은 날로 고갈되고 있다. 백신 제조사 화이자가 백신 생산량 증대를 위해 제조 과정을 변경함에 따라 유럽에 백신 공급을 일시적으로 늦췄기 때문이다. 29일 백신 사용 승인 심사가 예정된 아스트라제나카도 벨기에 공장 생산 문제로 1분기 EU 공급량을 60% 감축하겠다고 통보한 상태다.
이에 따라 포르투갈은 1차 접종 계획이 2월에서 4월로 2개월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도 백신 부족 사태가 4월까지 계속될 거라 전망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백신 부족으로 향후 10주간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