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發 변이 코로나 베트남 상륙, 한국기업 '비상령'

입력
2021.01.28 19:49
일본에서 입국한 노동자 확정 판정 후 
하이즈엉ㆍ꽝닌 지역감염 하루만에 82명 
韓기업 "확산 가능성 고려 긴급경영 돌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성공국으로 평가 받던 베트남에서도 영국발(發)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일본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변이 바이러스는 하루 만에 북부 산업도시 하이즈엉과 꽝닌성(省)에서 82명의 지역 감염을 발생시켰다. 두 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는 다수의 한국 기업들 역시 비상경영에 돌입하는 등 추가 확산 피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8일 베트남 하이즈엉성 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55일 만에 발생한 베트남의 코로나19 신규 지역 확진자는 최근 싱가포르를 경유해 일본을 다녀 온 하이즈엉 내 전자회사 노동자 A씨다. A씨는 지난 15일 하노이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일본으로 입국했으나 귀국 후인 27일 밤 양성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A씨가 양성 판정을 받기 전 소속 회사에서 정상 근무를 하면서 동료 72명이 이미 집단 감염됐다는 점이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베트남 중앙정부는 이날 오후 하이즈엉성에 대한 외출 금지령과 휴교령을 즉시 발동했다.

변이 바이러스는 베트남인의 특별 출입국이 이뤄지고 있는 꽝닌성 번돈공항과 수도 하노시로도 번지고 있다. 꽝닌성과 하노이 보건당국에 따르면, 특별 출입국자들과 밀접하게 접촉한 공항 방역 요원 B씨가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B씨의 지인인 성 주민 10여명도 추가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하노이에서 하이즈엉성으로 출퇴근하는 A씨의 같은 회사 직원 2명도 양성이 의심돼 추가 검사가 진행 중이다.

13차 전국대표회의(당대회)를 진행 중인 베트남 공산당과 정부는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베트남 보건당국 관계자는 "아직 당대회 중단을 선언할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폐회가 예정된 내달 2일 전 하노이에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될 가능성도 염두하고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의 변이 바이러스 확산은 한국기업들에게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하노이 인근인 두 지역은 한국기업의 협력업체들이 대거 진출한 산업도시다. 하이즈엉성에서 산업소재 공장을 운영 중인 C법인장은 "감염 확산 소식을 듣고 500여명의 직원들에 대한 동선 및 체온 조사 등을 즉시 시작했다"며 "인근 한국기업 소속 직원들의 감염 소식은 아직 없지만 전파 속도가 워낙 빨라 모두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