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고령 임상 수 적고 효과 없다던데 맞아도 될까

입력
2021.01.2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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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고령층 효과 없다는 주장 제기 
화이자 백신도 중증 알레르기 반응 보고 
보건당국 "철저한 검증 필요하다"
결과 따라 접종 시기 늦어지거나 중단될 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이 내달 시작되는 가운데, 백신 효능과 부작용에 대한 관심과 걱정도 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고령층에는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 해외에서 나왔다. 화이자 백신도 중증알레르기 반응이 보고됐다. 보건당국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검증 결과에 따라 요양병원·시설의 고령자들에 대한 접종 시기가 늦춰지거나 중단될 수도 있다.

"AZ 백신, 고령 시험자 수 충분치 않아"

28일 김상봉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국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현재 허가 신청 중이어서 영국과 브라질 등에서 실시한 임상시험 결과가 제출돼 있는데 (65세 이상) 고령 시험자 수가 충분치 않아 통계적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을 둘러싼 유럽의 논란과 관련 있다. 독일 언론들은 최근 독일 정부 관계자 말을 빌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6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는 예방효과가 8%에 불과하다'고 보도하면서 '유럽의약품청(EMA)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서는 제한적 사용 승인만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즉각 반박하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임상연구 대상자 가운데 90.3%가 18~64세였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9.7%에 불과했다. 임상연구 대상자 중 노인이 22%를 차지한 화이자 백신과 비교했을 때 고령자 비중이 적다.

김 국장은 "외부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자문단, 중앙약사심의위원회와 최종점검위원회를 통해서 고령자 투여 적절성 여부에 대해 철저히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이 이날 밝힌 백신접종 세부계획에 따르면 다음달에 들어오는 물량은 코박스 퍼실리티(국제백신공급협의체)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인데, 코박스 백신도 화이자와 함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일 가능성이 높다.만약 유럽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사용을 제한하고, 식약처도 같은 결정을 내릴 경우 다음달 말로 예정된 노인 요양병원·시설 입원자의 접종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화이자, 중증알레르기 반응 보고됐다"

화이자 백신은 부작용 우려가 아직 남아 있다. 우리 정부로 이 가능성을 유심히 보고 있다. 해외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은 후 고령층이 잇따라 사망했다는 지적에 대해 보건당국은 "해외 보건당국의 판단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세부적인 임상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공신력 있는 해당 국가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를 참고해 국내 접종 이후 이상반응이 생길 경우 유사한 조사체계를 가동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우려스러운 화이자 백신 부작용으로는 중증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를 꼽았다. 아나필락시스는 대표적인 백신 이상반응 중 하나로, 백신 접종 직후 짧은 시간 내 반응이 나타나거나 늦어도 24시간 내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청장은 "화이자 백신은 인구 100만명당 11명, 모더나 백신은 100만명당 2.5명 정도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통상 독감 백신의 경우 부작용은 100만명당 1명 정도 나온다. 그에 비하자면 모더나는 조금, 화이자는 상당히 부작용 비율이 높게 나온 셈이다. 정 청장은 "접종 전후 이상반응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유환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