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조가 자사 아나운서를 방송법 위반 혐의로 27일 고발했다.
KBS노동조합(1노조)과 '공영방송을 사랑하는 전문가연대'(이하 공전연)는 이날 오전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라디오 뉴스의 내용을 임의대로 수정하고 자의적으로 훼손한 채 방송한 김 아나운서를 방송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1노조에 따르면 김 아나운서는 지난달 19일 KBS1라디오(97.3㎒) 오후 2시 뉴스에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기사 폭행 사건 소식을 전하면서 야당 의원이 제기한 '봐주기 수사' 의혹 부분을 읽지 않았다. 김 아나운서는 청문회를 앞둔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당시 후보자)의 부동산 관련 뉴스에 야당의 비판을 임의로 생략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를 두고 1노조는 "특정한 방향성을 갖고 이와 같은 행위를 한 것이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사내에서 잡음이 일자 KBS는 지난달 입장을 내 "라디오 뉴스는 마지막에 고정적으로 날씨 기사가 방송될 수 있도록 편집자와 협의 없이 아나운서가 방송 중에 문장 일부를 생략하는 경우도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당시 KBS는 김 아나운서 관련 사안에 대해 심의평정위원회 등 사내 절차와 사규에 따라 규정 준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KBS엔 제1노조를 비롯해 총 3개의 노조가 있다. 조합원이 가장 많은 단체는 민주노총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제2노조로, 진보 성향이다. 1노조와 3노조로 불리는 KBS공영노조는 보수 성향으로, 모두 소수 노조다.
1노조와 함께 김 아나운서 고발에 동참한 공전연은 법조인을 비롯해 미디어 전공 교수 등으로 구성됐다. 공전연은 KBS를 비롯해 MBC, EBS, 서울교통방송(TBS) 등 공영성을 지닌 방송사의 주요 프로그램을 감시하는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