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일베 성희롱 글' 공무원 합격취소에 수사의뢰까지

입력
2021.01.27 17:30
"시민 비하·조롱하면 공직 자격 없어"


이재명 경기지사가 극우성향의 일간베스트(일베) 게시판에 장애인 비하 등 부적절한 글을 올린 경기도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합격자에 대해 수사의뢰할 방침을 밝혔다. 경기도는 전날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 공무원의 임용시험 합격 취소를 의결했다.

이 지사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여성을 성희롱하고 장애인을 비하하는 내용의 글을 일베에 올린 7급 공무원 합격자를 지방공무원 임용령 14조에 따라 임용후보자 자격상실을 의결했다”고 말했다.

그는 “방어권 보장을 위해 대면조사와 인사위원회에 참석해 진술을 청취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임용후보자 자격상실과 별개로 성 관련 범죄 의혹에 대해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표현의 자유도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장되는 것”이라며 “특정한 성을 대상화하거나 사회적 약자를 조롱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명백한 폭력이며 실제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수사 의뢰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공무원은 공무로서 주권자가 위임한 권한을 대신 행사하는 만큼 국민에 대한 무한 봉사책임을 진다”며 “이 엄중한 책임을 보상하기 위해 신분보장에 연금으로 노후보장까지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공직자로서 갖춰야 할 기본태도와 자질은커녕, 오히려 시민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행위를 자랑해온 이가 공직수행 자격이 있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일베에 성희롱과 장애인 비하 등의 글을 올린 이가 경기도 지방공무원 7급 임용시험에 합격했다며 그의 임용을 취소해 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논란이 일자 경기도는 당사자를 상대로 진상 조사를 벌였다.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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