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경기장 10억원 벌었다던 강원도, 알고 보니 쓴 돈만 42억

입력
2021.01.27 14:33
강원도 "지난해 3곳 시설 수익 10억 돌파" 
운영비 감안하면 실제론 32억 넘는 적자

강원도가 평창올림픽이 열렸던 3개 경기장을 활용해 지난해 10억원의 수익을 거둬들였다고 홍보했으나, 실제로는 연간 적자가 30억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도는 26일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과 하키센터, 슬라이딩센터 등 3곳의 운영실적을 정산한 결과, 지난해 10억4,4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영화촬영장으로 대관한 스피드스케이트장 5억 8,400만원을 비롯해 하키센터와 슬라이딩센터도 각각 2억3,800만원, 2억2,2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게 강원도의 얘기다.

그러나 연간 이들 경기장의 운영비용 42억5,000만원을 감안하면, 32억원 가량 적자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이들 경기장은 2019년에도 3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10여년 올림픽 유치단계부터 나왔던 우려가 현실이 된 셈이다.

강원도의 고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경기와 훈련 프로그램이 취소된 것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국가대표 훈련과 수호랑·반다비 캠프가 취소돼 예상보다 수익이 18억6,000만원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이 없었다면 적자폭이 10억원대로 줄어들 수 있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일각에선 강원도가 계획한 사후 활용방안 가운데 캠프 등은 예산지원에 따른 것이란 점을 지적했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지속적인 수익창출 여부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프로팀과 실업팀 창단이나 유치 등 순수한 민간영역에서의 사후활용 성과가 없다고 꼬집는 경우도 설득력을 얻는다.

이에 대해 강원도는 모험레포츠 시설인 플라잉 스켈레톤 체험시설을 슬라이딩 센터에 만들고 경기장에 디지털 공연, 실내드론 경기장을 만들면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김창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환경이지만, 엘리트 선수의 이용을 늘리고 일반인 체험시설을 도입, 성공적으로 올림픽 유산을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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